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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②
우리는 누구인가?
기사입력  2018/01/02 [17:05] 최종편집    이성관 기자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의 겉핥기에 머물 수밖에 없는 이유는 기술변화에 편중된 담론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 때문에 기술의 변화에 주목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

 

1에서 3차까지의 산업혁명이 기술변화가 선행되고 그 다음 사회의 변화로 이어진 것 또한 어느 정도 사실이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이 그 이전의 산업혁명과 가장 다른 부분이 바로 기술변화가 산업혁명을 이끌지 못한다는데 있다.

 

앞선 칼럼에서도 언급했듯이 4차 산업혁명의 재료로 회자되는 기술들은 모두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개발된 기술이다. 그 기술의 유무로 3차와 4차의 선을 그을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경계가 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의 열기가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계기가 된 스위스 세계경제포럼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이 그의 저서 ‘4차 산업혁명(The fourth industial revolution)’에서 말하는 변화는 단순히 기술의 변화에서 벗어나 있다.

 

그는 경제를 바라보는 인식 자체의 변화가 4차 산업혁명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책의 서문에서 4차산업혁명이 이미 시작되었다고 말하며, 이전의 산업혁명과 구분되는 면을 3가지로 나누었다. 그 세 가지는 속도, 범위와 깊이, 시스템 충격이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두 번째 범위와 깊이인데, 이 점을 설명하면서 그는 재밌는 표현을 한다. 4차 산업혁명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뿐만 아니라 우리가 ‘누구’인가에 대해서도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누구인가에 대한 답은 “우리는 인간이다”일 것이다. 

 

하지만 3차 산업혁명까지 우리는 산업의 부속품일 뿐 인간이 아니었다. 인간은 노동력을 제공하여 생산물을 만들어내고 또 그것을 소비하는 경제체제의 한 성분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이제 인류는 우리가 누구인가를 자각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지금은 인간 하나하나가 사회의 구성원으로써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조직이 되기도 하고 여론을 형성하기도 하며 사회의 가장 중요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지기도 한다. 예전에는 그것이 유명인사만이 가능했다면 지금은 이를 이해하고 있는 모두가 가능하다.

 

인간이 기계와 산업의 부속품에서 사회 전체를 통괄하는 뇌세포로 전환되는 것이다. 3차 산업혁명까지의 경제가 자본가와 소비자 간 수요와 공급의 조절로 움직였다면 이제부터는 모두가 함께 공급하고 함께 소비하는 공유의 문제가 경제의 중심이 되어 갈 것이다. 

 

이 대목에서 경기를 일으키는 독자가 있을 수도 있겠다. 우리는 이미 함께 생산하고 함께 소비하는 공산주의가 실패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의 가장 중요한 골자는 바로 모두가 함께 기술을 공유하고 경계를 허물어 함께 생산하는 것에 있다.

 

우리나라가 기술변화에만 치우쳐서 본질이 없는 변화에 몰두하는 이유는 아마도 이 문제를 받아들이기, 혹은 설명하기 어려워서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말 그대로 이미 와 있는 미래이다.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우리는 거의 모든 정보를 공유한다.

 

또, 카셰어링이나 홈셰어링 등의 이야기가 이미 낯설지 않다. 또 전기자동차는 기존의 자동차 산업과 전기산업을 융합시키고 있다.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가 전기자동차를 만드는 선두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구글이나 마이크로 소프트 같은 플랫폼을 구축하는 기업이 선두에 서 있다는 점에서 산업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3D프린팅 기술의 핵심적인 문제도 공유와 나눔이라는 것과 맞닿아 있다. 디자인을 공유하지 않는다면 3D프린터는 무용지물이다. 

 

여러 가지 예에서 볼 수 있듯, 3차 산업혁명까지의 산업이 앞선 기술을 먼저 발견해서 산업에 적용하는 것을 상식으로 정했다면 이제부터는 그 인식 자체를 변화시킬 때가 온 것이다. 나만 독점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기보다 모두가 함께 나누어서 더 나은 것을 만들어 내거나 다른 기술과 접목시켜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것, 또 그것이 인류전체가 공유할 수 있는 데까지 이어질 수 있게 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의 골자이다.

 

그리고 이미 구글은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만들어 전 세계에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고, 페이스북 역시 무상 어플만 가지고 있으면 누구든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 두 기업은 세계 재계순위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미 와 있는 미래란 말은 단순히 조급증을 일으키려고 하는 표어가 아닌 것이다. 

 

이제 우리를 바라보자. 우리는 누구인가? 사실 우리는 여전히 2차 산업혁명시기에 머물러 있다. 생산하고 공급하고 소비하며 거기서 발생되는 것을 자본가가 독점한 뒤 급여 형식으로 나누는 시스템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거대 재벌은 이제 변화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가장 나누지 않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의 시작은 이러한 기술 독점의 의지를 해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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