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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권 쥐고 있는 국회의원에 끌려 다니는 기초·광역의원
선출직 공직자(기초·광역의원) 중립 지켜야
기사입력  2020/02/07 [17:51] 최종편집    경기브레이크뉴스

 

 

[경기브레이크뉴스 이여춘 발행인]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은 지역 국회의원에게 있어서는 손안의 패로 인식되기가 쉽다. 상하관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여겨지고 있다. 이런 관계 때문인지 아니면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인지 기초·광역의원은 대부분 국회의원을 꿈꾼다.

하지만 그 길이 그다지 순탄하지는 않다. 현 국회의원은 광역·기초의원이 재선 이상이 돼 정치적 중량감이 커지는 걸 바라지 않는다. 차기 총선에서 국회의원과 대적 할 수 있는 막강한 힘을 발휘 하게 되는 모양을 만들길 원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성장에 비호의적인 국회의원들에게 기초·광역의원들은 눈치를 본다.

기초·광역의원 공천에 있어서 국회의원들의 힘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최근 4·15 총선을 앞두고 기초·광역의원들이 선거전에 가세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각 지역의 기초·광역의원들은 기자회견이나 SNS, 전화 등을 통해 자신이 속한 지역의 국회의원 예비후보자들이 당선돼야 하는 이유를 설파하고 있다. 내용은 지지 후보가 지역을 위해 예산 확보를 했다는 등의 치적을 말하거나, 경쟁력을 갖춘 후보라는 얘기로 천편일률적이다. 경쟁 후보를 견제하는 발언도 아끼지 않는다.

벌써부터 이러는 이유는 당내 경선에서 지지 후보를 승리시키기 위한 것이다.

 

총선 때만 되면 이와 같은 모습이 매번 반복된다. 중앙정치의 예속화라고 할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번 지역구 위원장의 눈 밖에 나면 다음 공천은 물 건너가기 때문이다.

기초·광역의원 공천권은 각 지역구의 지역위원장이 행사하고 국회의원은 이를 겸한다. 결국 선거 전 국회의원의 눈 밖에 났다가는 공천을 받을 수가 없는 것이다.

실제로 매번 공천 때마다 공천심사기준에 해당하는 도덕성이나 정체성 및 당기여도는 반영되지 않고 지역 국회의원들의 입맛에 따라 공천이 결정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경쟁자를 지지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경선에도 참여시키지 않고 컷오프됐다는 의심도 지속적으로 나온다. 물론 각 당에서는 지역 공천심사위원들의 공천 공정성을 주장하지만, 기초·광역의원들에 따르면 이들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거수기 역할만 했다는 비판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이런 폐단을 없애기 위해서 전국 기초·광역의원들과 시장군수들은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지난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 땐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 모두 기초선거 정당 공천제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후 19대 국회에서도 기초선거에서 정당공천 폐지에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는 물 건너가고 말았다.

국회의원들이 이미 자신들이 쥐고 있는 공천권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내놓을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시장군수와 지방의원들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무기를 스스로 내려놓으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같은 당 후보들의 공약 등을 알리기 위해 기초·광역의원들의 선거전 참여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렇게 공천권에 두려움을 느낀 일부 기초·광역의원들이 의정활동보다 특정 후보 지지에 더욱 열성인, 권력에 굴복하는 모습은 보기 좋지 않다. 심지어는 어떤 의원들은 복수의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후보가 당선돼서 자신의 목을 움켜쥘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당연히 올바른 모습이 아니다. 시민이자 유권자를 대표하는 의원들이 후보들의 정책·공약 검증보다는 당선 가능성이 있는 특정 후보를 밀어주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공천권이라는 먹이에 달려들어 현역 국회의원들의 선거운동을 거들어 주는 모습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기초·광역의원들은 시민들이 선택한 선출직 공직자다. 선거에 중립을 지키고 시민들이 공정한 선거를 치를 수 있게 협조해야 한다. 더구나 새로 도전하는 예비 후보들에게도 공정한 기회를 줄 의무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다. 오죽하면 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은 당 소속 선출직공직자(기초·광역의원)들에게 총선 예비후보자 공개 지지 금지 등 경선에서 중립적인 모습을 보일 것을 지시한 준수 지침서를 내렸다. 하지만 이 지침서도 효과는 없어 보였다. 해당 지침서가 내려진 이후인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이어진 ‘더불어민주당 후보 적합도 여론 조사’에서도 기초·광역의원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할 것을 종용한 정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끝으로 안양 지역의 경우는 현역 국회의원 모두가 다선 의원들이다 보니 지구당 대의원들이 국회의원들과의 친분이 돈독해 그렇지 않아도 새롭게 도전하는 후보자들한테는 불리한 상태다. 여기에 지역을 좌지우지하는 권한과 기초·광역의원들까지 동원해 여론을 움직이는 것은 공정선거와는 거리가 먼 행태라고 아니할 수 없다.

오는 21대 총선이 조금 더 깨끗해져 지난 흑역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최소한 기초·광역의원까지 동원하는 모습만큼은 사라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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