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전격적인 마두루 체포는 미국 국내에서도 찬반 여론이 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가 5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마두루 체포 군사작전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40%,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2%로 나왔다. 반미 국가 일각에서는 주권 국가에 대한 폭거라는 비판적 입장도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석유 대국이었던 베네수엘라를 범죄와 빈곤의 나라로 만든 지도자에게 지속적으로 권력을 부여하는 게 옳은 것인지 묻는 입장도 많다.
“곤살레스 우루티아(야당 대통령 후보)는 장기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시민의 불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인물로 떠올랐다”고 2024년 베네수엘라 대선 당시 미국 NBC방송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베네수엘라 민주주의에 기여하고자 대선 후보 수락 결정을 내렸다”며 베네수엘라 시스템을 민주적으로 전환하고 경기를 회복할 것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2024년 결국 마두루가 3연임에 성공했다.
2013년부터 차베스주의를 표방하며 독재적으로 집권해 온 마두로 대통령은 2018년 부정선거 논란 속 재선에 성공했다. 그동안 독재 체제를 이어오고 심각한 경제 위기 임에도 마두루가 재선에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
인구의 94%가 빈곤층
우고 차베스주의를 표방하며 집권한 마두로 정권의 21세기 사회주의는 베네수엘라의 빈곤을 심화시켰다. 2014년 유가하락이 시작된 이후 베네수엘라 경제는 최근까지 GDP가 75% 축소되고 2018년부터는 인플레이션도 10만% 넘었다. 화폐가치가 휴지 조각이 되고 생필품 가격이 폭등했다. 최근 베네수엘라 빈곤층은 94%에 달한다. 인구의 21%인 약 600만 명이 살길을 찾아 해외로 이주했다.
2019년에는 –28%, 2020년에는 –30%라는 믿기 어려운 경제 하락을 겪으며 실질적인 국가적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을 지경이다. 또한 볼리바르화 가치의 폭락으로 물가상승률이 2018년에는 13만%, 2019년에는 9600%, 2020년에는 1800%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베네수엘라 정부의 통제로 인해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실업률은 2018년 이래 계속 3.2%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안드레스 베요 가톨릭 대학(Universidad Católica Andrés Bello: UCAB)이 매년 전국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실업률 자료에 따르면, 직업을 가진 국민은 전체 경제활동 인구 2110만 명의 35% 정도인 760만 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들 중에서도 주 46시간 이상 전일제 일자리를 가진 사람은 440만 명으로 실질적으로 전체 인구의 21%에 불과하다. 또한 2021년 한 해에만 130만 개의 공식적인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한다. 공식적 직업을 가진 사람도 임금 수준이 매우 낮기 때문에 공식 영역이 아닌 제2, 제3의 부업을 해야 한다고 한다.
빈곤층과 극빈층은 급증했다. 안드레스 베요 가톨릭 대학의 발표에 따르면 차베스 정부 초기에는 51% 정도에 달하던 극빈층이 2019년에는 96%로 치솟았다고 평가된다. 이런 빈곤층 비중은 라틴아메리카들 국가 중에서 가장 높다. 빈곤층 비중은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빈곤한 나라인 나이지리아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2020년 먹거리가 심각하게 부족하다고 답한 가구의 비중이 41%정도가 된다. 5세 이하 어린이 중 만성적인 영양부족 상태에 있는 사람의 비중은 30%에 달한다.
베네수엘라 사람들의 해외이주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총 이민자 수는 2017년 65만 명 정도로 전체 인구의 2.2%였던 것이 급증해서 2019년에는 250만 명 정도로 전체 인구의 8.8%에 달한다. 2020년에는 코로나 상황임에도 이주자가 총 59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베네수엘라 전체 인구의 2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는 인류 역사상 전쟁이나 재해로 인한 경우를 제외하고 가장 큰 규모의 해외이주 사례라고 한다.
최악의 경제 사정임에도 2013년에 시작된 마두로 정권은 총 9번의 선거에서 모두 9번의 승리를 거두었다. 이러한 기이한 상황은 차베스주의의 권위주의 강화로 인한 것이라고 정치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대통령 권환의 과도한 확장, 마두루의 위상 강화, 자유로운 표현 수단의 감소, 정부지출의 대통령 임의성 확대 등을 통해 마두루의 차베스주의 체제는 국내의 어떤 정치 세력도 경쟁을 통한 선거 승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처럼 마두루 정권은 권위주의 통치시스템을 강화시켜 근본적으로 차베스주의 지지 세력의 공고화를 이룩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차베스주의의 포퓰리즘 정치
차베스주의에 대한 높은 지지를 가능하게 한 것은 오일달러와 빈곤층이라는 두 개의 축이었다. 차베스는 석유매장량 1위인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익을 미국의 다국적 자본이나 이에 협조하며 호의호식하는 베네수엘라 상류층이 아니라 국민의 소유로 느끼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주체주의적 선전이 차베스주의 성공의 핵심 요인이었다. 차베스주의의 포퓰리즘 정치는 정치적 양극화와 권위주의 강화를 초래했지만 빈곤층으로부터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리더”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이를 뒷받침한 것이 미시오네스라 불린 30개가 넘는 다양한 사회적 복지 프로그램이었다. 차베스주의는 소외되었던 다수의 국민들에게 국민들 자신이 정치적 주체라는 의식을 심어주었다. 하지만 이번 마두루 체포 이후 환영하는 국민들 모습은 범죄와 빈곤으로 이루어진 차베스주의라는 것이 얼마나 공허했던 것인지 알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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