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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스런 폭스바겐의 사후 서비스
기사입력  2015/07/29 [13:22] 최종편집    이여춘 경기브레이크뉴스

 


7월 24일, 연 이틀에 걸쳐 모처럼 전국에 시원한 장대비가 쏟아지던 날 나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전국지역신문협회 경기도협의회 회장으로서 경남 거창군수로부터 팸투어 초청을 받고 거창세계연극제 개막식을 참석하기 위해 승용차를 운전하고 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날 오전 8시 50분 경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경기도 화성시 동탄 부근을 통과하던 중 내 의지와 상관없이 엄청난 충격을 받고 내 차가 앞으로 튕겨져 나갔다. 뒤차가 내 차를 추돌한 것인데 나 역시 엄청난 힘에 떼밀려 바로 앞차 뒤꽁무니를 치고 말았다.

 

이른 아침부터 한꺼번에 몰려나온 휴가차량들로 거북이처럼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잠시 브레이크를 밟고 정차한 순간 무방비로 당한 일이었다. 내 차는 안팎곱사등이 되어 뒤 트렁크가 형편없이 구겨졌고 앞차의 뒷부분을 쳐서 본네트가 3분의 1 가량 휘어졌을 뿐 아니라 엔진이 밀려나 좌우 앞 문짝까지 개폐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운전을 하고 있던 나와 조수석에 앉은 아내는 엄청난 충격을 받으면서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지만 안전띠를 매고 있었기 때문에 다행히 큰 중상은 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문짝이 잘 열리지 않아 구조요원의 도움으로 간신히 탈출할 수 있었다.

 

우리 부부는 사고 당시 받은 충격으로 관절과 뼈 등에 잠재돼 있을 수 있는 통증이 나중에 나타날 가능성을 염려하며 현재 통원 치료를 하면서 매일 상태를 관찰하고 있는 중이다.

 

가해차량은 1톤 트럭이었고, 내 앞차는 비교적 안전성이 높은 SUV형 베라크루즈였다. 내 차는 세계적인 명차로 알려진 독일의 폭스바겐 제타인데 올해 1월 신형으로 구입해 운행한지 겨우 7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앞뒤로 받은 큰 충격에도 불구하고 우리 부부가 비교적 안전했던 것은 견고하게 만들어진 폭스바겐이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하면서도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그만한 충격을 받고도 에어백이 터지지 않았던 것이다.

 

이것은 폭스바겐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은 치명적인 결함이 아닐 수 없다. 에어백은 탑승자의 안전을 지켜주기 위한 목적으로 운전석과 조수석에 드러나지 않게 장치가 돼 있는데 사고 순간 터지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그래도 운전자와 탑승자가 큰 부상을 입지 않아서 다행이긴 하지만 첫 번째 충격을 받았을 때 터졌더라면 앞차와의 두 번째 추돌에서 우리는 에어백의 부드러운 완충작용으로 보다 더 안전하게 위기를 넘길 수 있었을 것이다.

 

아무리 소문난 명차라고 하지만 앞뒤 추돌을 당하면 장사가 없다. 형편없이 망가진 내 차는 수리해서 쓸 수 없는 상태라 폐차하기로 결정했다. 보험사로부터 차량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되면 같은 차종을 다시 구입해야 할지 다른 브랜드로 바꿔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폭스바겐 한국본사에 해명을 듣기 위해 전화로 이 같은 문제점을 알렸더니 안양서비스센터에서 답이 오길 사고차량을 확인했다며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몇 개월 후에나 독일본사를 통해 알 수 있다고 대답한다. 게다가 복잡한 절차를 얘기하며 직접 와서 정식으로 접수하고 기다려 달라고 하니 아연할 수밖에 없다.

 

담당자가 사고 차량을 직접 살펴봤다고 하면서도 원인을 규명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찰이나 보험사를 통해 객관적으로 입증된 사고이니 폭스바겐으로서는 왜 에어백이 터지지 않았는지 그 원인을 찾아보고 피해를 입은 소비자에게 적절한 해명을 하겠다는 뜻인 것 같다.

 

하지만 사고차량을 직접 봤다면 100% 자사 상품에 문제가 있었다는 판단이 가능한데 왜 그것을 쉽게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가? 원인분석을 아무리 한다고 해도 소비자 탓을 찾을 만한 구실이 없는 이상 우선 당장 사과부터 하는 게 순서가 아닐까?

 

명차 브랜드에 손상이 가더라도 잘못이 있으면 솔직하게 인정할 것 인정하고 신속한 사후 서비스로 보상하는 회사를 소비자가 더 신뢰하기 마련이다. 온갖 꼼수와 말재간을 부리며 자신의 오점을 감추려 한다면 소비자는 냉정하게 외면할 것이다.

 

더욱이 요즘은 SNS시대다. 실망한 브랜드에 대해 스마트폰에 글을 올리면 삽시간에 전 세계에 퍼져 엄청난 이미지 실추로 회사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다. 소비자를 두려워할 줄 알고 갑(甲)으로 모시는 서비스 정신을 가진 회사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폭스바겐은 갑의 입장이라는 망상에서 어서 깨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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