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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문화공장 김국환 대표이사 “안양만안답교놀이의 무형문화재 지정에 노력”
“지금의 작은 몸짓이 먼 훗날 큰 날갯짓이 되어 있기를”
기사입력  2016/11/07 [11:42] 최종편집    오석균 기자

아름다운 문화공장 김국환 대표이사. 그는 다양한 직함을 가지고 있다. H.J.C(주) 대표이사, 안양만안답교놀이보존회 총괄국장, 안양농악단 공연기획·감독, 안양문화원 감사, 안양시사회복지협의회 부회장, 안양시장애인체육회 이사, 안양여자중학교 학운위 지역위원까지 몸이 열 개라고 모자란다.

 

안양만안답교놀이의 무형문화재 제정을 위해 엔터테인먼트 법인을 세우고 안양지역 전통문화의 계승·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김국환 대표를 만났다. 그와 함께 안양만안답교놀이와 허수아비축제, 그리고 그의 회사 H.J.C(주)에 관한 이야기를 긴 시간 동안 함께 나누었다.

 

아름다운 문화공장 김국환 대표이사(오석균 기자)

 

안양만안답교놀이 보존회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안양만안답교놀이 보존회의 전신은 안양농악단입니다. 우리조상들은 매년 정월 보름에 답교놀이를 해오던 풍습이 있었습니다. 이것이 사장되는 것이 아쉬워서 경기도 무형문화재 등재를 목적으로 주부민속단 ‘풍류시대’와 함께 결성한 것이 4년 전입니다. 올해 12월 2일에는 안양아트센터 수리홀에서 정기공연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잠깐의 설명만으로도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실 보존회는 돈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법인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아름다운 문화공장’이란 이름으로 법인을 설립하고 제가 기업을 하다 보니 기업의 이익금도 어느 정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한 것은 일련의 문화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정확하게 수입도 만들고 그 만큼의 세금도 내자는 것이었습니다. 주위에서는 고유번호를 받아서 하면 시에서 예산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그렇게 하기는 싫었습니다.

 

올해 창단공연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법인 ‘아름다운 문화공장’을 설립하고 지난 5월 27일 창단공연 ‘풍류천하’를 올렸습니다. 1962년부터 시행되어 온 우리의 무형문화재 제도는 민족의 얼과 정신문화를 반영해 원형을 보존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공연을 하고 있는 김국환 회장(오석균 기자)

 

그러나 급속하게 변하는 대중문화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해 대중과 함께하는 전통문화 공연이 점점 설자리가 좁아져 가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이에 아름다운 문화공장은 우리의 전통음악, 전통무용, 전통민속놀이 등 무형문화재 분야에서 조명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는 시, 도 지정 무형문화재 또는 비지정 무형문화재 작품을 널리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창단공연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중앙의 전통공연에서 유명한 선생님은 지방으로 오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풍류천하’에서 공연해 주신 이광수 선생님은 우리나라 사물놀이를 창시하신 분입니다. 저의 스승이기도 하시면서 축원 비나리의 명인이시기도 합니다. 출연진들에게 공연비를 드리고 초청을 했는데 객석수 관계로 많은 분을 모시지는 못했습니다.

 

실은 제가 사비로 2500만 원을 들여서 창단공연을 했습니다. 무료공연으로 했는데 앞으로 무료공연은 안 할 예정입니다. 사람들이 무료공연의 타성에 젖어서 보러오지 않는 경향이 있어서입니다. 앞으로는 보고 싶은 사람만 티켓을 사서 보러오게 하자는 계획입니다. 즉 전통공연도 돈을 내고 봐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고 싶습니다.

 

전통문화공연에 관심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시에서 행사를 하면 농악팀, 민요팀을 부릅니다. 하지만 안양에서 활동하는 전공자들은 거의 없습니다. 팀이 없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학생들이 대학교를 들어가면 타 지역에서 활동합니다. 무대가 없기 때문입니다.

 

무대에 세워도 재능기부를 하라고 합니다. 클래식만 레슨비가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전통국악을 전공하는 학생들도 레슨비가 엄청나게 들어갑니다. 팀 농악의 공연비를 20만 원에 하라고 하면 먹고살지 못합니다. 결국 타 도시로 갑니다. 그래서 제가 우리에게 오라고 했습니다. “답교놀이 보존회에서 공연하면 20만 원 공연은 안 보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문화를 중심으로 팀원이 설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야 합니다.

 

향후 계획을 설명해 주신다면?

답교놀이를 어떻게든 무형문화재로 지정케하고 전수조교를 보유자로 만들어 안양지역에서 전통예술을 하는 친구들을 위한 단체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런 친구들이 중·고등학교 전공학생들 레슨도 하게 할 겁니다.

 

전통예술에 흠뻑 취하신 것 같습니다.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셨습니까?

사람들은 “왜 너는 전통예술에 빠졌냐?”고 물으면 저는 “그냥 빠졌다”라고 말합니다. 제가 원래 반주 장구를 했고 민요를 부르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반주를 배우고 사물놀이를 배웠습니다. 그러다가 안양농악단에 들어갔는데 많이 열악했습니다. 그때 “이걸 잘 이끌어 가보자”라는 사명감이 생겼습니다.

 

사실 농악이나 전통공연을 하시는 분들이 행정을 잘 모릅니다. 저는 그래도 룰은 압니다. 안양문화원에 “지원 좀 해 달라”, 시에는 “도와 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전혀 먹히지가 않았습니다. 이 때 생각한 것이 “차라리 내가 기업을 하니까 일 년에 2000~3000만 원만 쓰자는 생각이 들어서 제 연봉을 좀 올렸습니다. 세금도 내야하니까(웃음).

 

만안교 허수아비 축제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십시오.

올해 2회째를 맞이했습니다. 정식 명칭은 ‘미래를 꿈꾸며, 2016 만안교 허수아비축제’입니다. 사실 티켓을 판다고해도 전통공연이 흑자를 낼 수 있는 구조는 아닙니다. 매번 법인의 돈을 제 개인돈 처럼 사용할 수는 없는 겁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수익산업을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이 이익금을 가지고 전통공연을 하자는 것이죠.

 

아름다운 문화공장에서 400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허수아비를 만들 나무틀 학교에 배달해주고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이 자유롭게 만들게 했습니다.

 

주변 청소를 하고 허수아비의 말뚝을 박는 것부터 회원들이 다했습니다. 축제가 끝나고 나면 철거하는 것도 사실 큰 일입니다. 괜찮은 옷은 필요한 곳에 기부하고 나머지 옷은 수거함에 넣습니다. 지난 10월 7일에 만안교 인근에서 10일간 진행됐습니다.

 

본원적 풍요 지킴이 허수아비와 우리들의 현실 또는 미래의 소망을 담아낸 희망 허수아비를 모티브로 했습니다. 어린이들에게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주고, 어른들에게는 농촌의 가을 향수를 느껴보는 계기의 장을 마련하고자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경기도 유형문화제 제38호로 지정된 만안교에서 허수아비 전시 및 만안답교놀이 재연 공연을 진행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허수아비는 의례 풍성한 가을 들녘에 세워져 날짐승을 쫓는 농사 지킴이로 이해하곤 합니다. 추수가 끝나도록 아무도 돌봄이 없는데도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해내는 허수아비의 모습도 떠오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제 본연의 역할이 상실된, 제 구실을 못하는 의미 없는 이미지로 변했습니다.

 

이렇듯, 문화는 전통의 고수가 아니라 생활이 변하면 문화는 새롭게 변합니다. 더 정확히 그 상징이 변하는 것입니다.

 

이에 전통문화 재창조 일환으로 유형문화제 제38호인 만안교에서 만안교의 역사와 유래를 다시 한 번 살펴보고 당시 농경 생활 속 전통문화를 고증(재연)하며, 허수아비라는 매개체를 통해 역사 속 상징과 오늘 현재 그리고 미래의 안양에 우리가 바라는 소망을 담아봄으로써 어른에게는 향수의 기회를 어린이에게는 안양 미래를 상상해보는 희망의 장을 마련하고자 기획했습니다.

 

이번 허수아비 축제에서 개인작품 대상에는 청명어린이집 신승우 어린이의 ‘황진이의 꿈’, 최우수상에 새봄숲키즈어린이집 자작나무반의 ‘토이스토리-우디’와 청명어린이집 문태민 어린이의 ‘빨간머리 삐삐’, 군집작품 최우수상에는 우주어린이집의 ‘다문화가정’이 각각 수상했습니다.

 

H.J.C(주)의 대표이사이십니다. H.J.C(주)는 어떤 회사입니까?

H.J.C(주)는 자동차 로봇 자동화 시스템(용접 지그)을 제작해서 납품하는 회사입니다. 자동차 회사의 신규자동차 라인에 들어가는 설비를 말하며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 마도공단로에 본사가 있고, 시화공장과 안산 경기테크노파크 RIT 센터에 연구소가 있습니다.

 

2011년 벤처기업인증, 2014년 ISO19001/14000 인증을 받았으며 2014년엔 중소기업 이노비즈 인증도 받았습니다. 계속되는 사세 확장으로 인해 내년에 본사 인근에 새로운 공장의 신축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H.J.C(주) 회사 전경(오석균 기자)

 

처음 사업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회에 나오기 전에 지금으로 치면 폴리텍대학에서 선반밀링을 배워서 취직을 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적은 월급에 회의를 느껴서 몇 달 만에 그만두고 연극에 심취해서 극단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예술에 심취한 것이 극단 때문이기도 합니다.

 

군대를 제대한 후 생각해 보니 기술을 배운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취직을 한 후 1년 정도 직장을 다녔는데 그곳에서는 일 잘하는 것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 기술을 가지고 딴 회사를 알아보니 월급이 월등히 높았습니다. 그래서 회사를 옮겼는데 옮긴 곳이 자동차 관련 회사였습니다. 당시 사장님이 28살에 총각이셨는데 그 자체가 쇼킹했습니다. ‘저 나이에도 사장이 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사장님이 저의 멘토가 됐습니다. 사장님께 “저도 사장님 나이에 사업을 하겠습니다. 가르쳐 주십시오. 열심히 하겠습니다”고 말씀드리고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3년 후 있는 것 없는 것 다 털어서 밀링을 구입한 후 1991년 29살에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올해 사업 25년에 접어들었습니다. 2011년에 법인으로 전환도 했고요. 직원 40명 중에 4명이 창립멤버입니다. 그 분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했고 매우 큰 힘이 되었습니다.

 

사업에 어려움도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어떤 힘으로 극복하셨습니까?

가족과 직원입니다. 1997년 IMF때 고객사에서 어음부도를 맞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직원들과 함께 “한번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회사를 다시 궤도에 올렸습니다. 자식들을 보면 포기 못하게 됩니다.

 

H.J.C(주) 김국환 대표(오석균 기자)

 

어려움을 극복한 또 하나의 힘은 기술력과 신용입니다. 저에게 신용은 좋은 제품을 생산하고 정확한 납기를 지킨다는 것입니다. 제 영업방침이 품질이 만족해야 고객이 만족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결국 제 스스로 만족하게 됩니다. 여기에 하나 추가되는 것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을 꿈을 꾸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믿음입니다. 저는 그것을 모토로 삼고 정직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품을 조립해서 측정하면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맞는 것처럼 성적서나 기계를 조작하는 것은 안 됩니다. 절대 지켜지는 원칙입니다. 지금은 고객사에서 검사가 오면 전수검사가 아닌 10% 정도만 검사하면 통과가 될 정도로 신용을 올렸습니다.

 

직원들에게 강조하시는 것이 있으시다면?

직원을 직접 면접 보면서 제가 하는 말이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는 점입니다. 물론 말로 한다고 스트레스가 없을 수는 없습니다. 저는 스트레스를 받은 직원이 그것을 푸는 것에 비용이 든다면 회사에서 지원하겠다고 약속합니다. 차 한 잔, 술, 운동 모두 포함됩니다. 그러다보니 장기근속자가 타 업체에 비해 많은 편입니다.

 

H.J.C(주) 생산 제품(오석균 기자)

 

그리고 또 하나 강조하는 것이 환경입니다. 안전도 중요하고 교육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환경은 개인이 아닌 사업주가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인근 고등학교 교장으로 퇴임하신 분이 환경미화를 담당해 주시면서 직원들의 아버지 같은 역할을 해주십니다. 쾌적한 환경에서 일하는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제 역할이자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안양지역에 전통공연과 문화공연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다가 만든 것이 아름다운 문화공장입니다. 시대성 및 창작성이 강한 무형문화재 작품과 어우러진 새로운 문화상품을 개발해 전통문화 산업 활성화의 창구가 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특히 안양 전통문화의 길을 열고자 ‘안양만안답교놀이’가 안양지역 전통문화임을 고증, 확립해 경기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는 일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하는 일이 비록 작은 몸짓일지라도 먼 훗날에는 큰 날갯짓이 되어 있기를 기대하고 바라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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