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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을 향한 외침, 그리고 다른 이야기
과천시청에서 서초구 삼성 사옥으로
기사입력  2018/02/15 [16:52] 최종편집    이성관 기자

 

 

[경기브레이크뉴스(안양주간현대) 이성관 기자] 2월 5일 본지에서 보도한 “14년째 농성, 과천시청 앞의 사람들”이라는 기사에는 S물산이라는 주택재개발 관련 기업이 기재되어 있다. 이 ‘S물산’은 삼성물산을 뜻한다. 14년 째 삼성을 상대로 싸우고 있는 김이옥(여, 68), 방승아(여, 53)씨는 이재용 부회장의 석방 소식을 듣고 삼성사옥으로 달려가 현재까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삼성사옥을 향해 놓인 확성기     © 경기브레이크뉴스

 

본 기자는 9일에 사옥 앞 시위 현장에 찾아갔다. 과천시청 앞에서 울리던 투쟁가가 삼성사옥 앞에서도 울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소리에 진원지에는 과천시청 앞에 있던 허름한 승합차가 서 있었다. 본 기자가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고 승합차에서 나온 방씨에게 건넨 첫 마디는 “차가 움직이는 거였네요?”였다. 그 말에 방씨는 “아직 쌩쌩해요. 이거 타고 다 돌아다니는데 무슨 소리에요.”하며 웃었다.

 

 

삼성 사옥 앞으로 나온 이유

 

 

이미 김씨와 방씨는 삼성사옥 앞에서 수년간 투쟁해 왔다고 말했다. 삼성과의 협상을 진행하면서 수도 없이 왔던 길이지만 오늘은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하는 방씨의 표정은 씁쓸함이 가득했다.

 

 

방씨는 “우리를 삼성을 상대로 소송하면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감형을 받은 일이 없는데, 어쨌든 36억을 뇌물로 바쳤다는 사람이 웃으며 걸어 나오는 모습을 보니 기가 막힌다”며 복잡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방씨는 삼성이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와 업무방해 등의 이유로 3차례나 형사고발을 하는 등 현재도 각종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 삼성사옥 건너편에 세워 둔 승합차     © 경기브레이크뉴스

 

방씨는 이재용 부회장이 나오면 해결의 실마리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주변의 이야기에 그의 석방을 기다렸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이 부회장이 나오니 화가 치밀었다고 고백했다. 자신들의 문제를 풀어줄 것이라는 희망과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실현되는 모습을 보는 분노의 감정이 양가적인 감정을 일으킨 것이었다.

 

정부나 공공기관, 언론마저 모두가 삼성 눈치보기 바빠

 

 

김씨와 방씨는 그간 사옥 앞에서 강제로 끌려 나가기도 하고 팔로 머리를 눌리는 등 갖가지 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다리를 심하게 다치기도 하는 등 위해를 입었으나 오히려 경찰은 김씨와 방씨를 연행했다. 또 이건희 회장이 회사에 오는 날에는 시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두 시위자를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강제이동 시켰다. 이런 과정을 많은 언론들이 봤고, 여전히 투쟁가가 울려퍼지고 있는데도 많은 기자들이 모른 체했다고 말하는 방씨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방씨는 “카메라가 우릴 찍지 않으려고 아예 등을 돌렸다”며, “바로 옆에서 여자가 강제로 끌려 나가는데도 어느 하나 뒤돌아서 그 장면을 찍으려 하지 않더라”라고 말했다. 이어서 방씨는 “공공기관이든 경찰이든 나와서 우리만 잘못했다고 한다”며, “경찰서에서도 삼성직원은 소리를 치며 우리를 감방에 처넣으라고 소리쳤다”고 밝혔다. 김씨와 방씨는 입을 모아 “도대체 그 사람들이 우리한테 무슨 나쁜 감정이 있어서 그러겠는가, 그들도 어쩔 수 없는 직장인일 뿐이라서 그 심정을 알 것 같다가도 그렇게 모질게 굴 때는 화가 난다”고 말했다.

 

 

“우리가 지치거나 겁을 먹은 것처럼 쓰진 말아주세요.”

 

 

방씨는 “삼성이 문제를 해결한다고 말한 것이 수차례 있었지만 그때마다 거짓말이었다”며, “법에 대해 알지 못하는 우리에게 찾아와 받고 싶은 금액이 얼마냐고 집요하게 물었고, 우리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고 계속 이야기했지만 그들은 협상을 위해서는 금액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우리가 14년의 세월과 가게를 계속 유지했을 경우 발생할 수익 등을 감안하여 액수를 이야기하면, 그 자료를 가지고 법정에서는 우리가 금액을 너무 많이 요구해서 못 준다고 말한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두 시위자는 “우리는 인생이 다 망가졌는데, 국내 최고의 기업이라는 삼성이 우리가 요구한 금액이 너무 많아서 못 준다는 이야기는 참 어이가 없다”며, “싸움을 이어가는 동안 부모님은 돌아가시고, 가족이 제대로 살지 못하고 있으며, 함께 시위하던 동생은 우울증으로 요양 중인데다가 우리 몸도 성한 데가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돈을 노리고 이런다는 말은 말도 안 된다며 손사래를 쳤다.

 

 

두 시위자는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는 기자에게 간곡한 당부의 말을 건넸다. 지치거나 겁을 먹은 사람들처럼 기사에 묘사되지 않게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방씨는 “이제 남은 것은 자존심밖에 없다”며, “너무 힘들고 몸이 성한 데가 없지만 마음만은 굽히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두 시위자는 삼성 사옥 앞 시위를 13일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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