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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산업진흥원 양인권 초대원장 인터뷰, “성과를 바라는 지원은 간섭... 공공에서 시작해야 더 큰 혁신”
기사입력  2018/05/31 [14:43] 최종편집    이성관 기자

  

 

[경기브레이크뉴스 이성관 기자] 가끔씩 구글이나 애플같은 글로벌 IT기업, 혹은 디즈니나 픽사 등 창의적인 문화 컨텐츠를 만드는 세계적 기업들의 자유분방한 기업문화가 세간에 오르내린다. 미디어에서 비추는 그들의 모습은 우리에겐 아주 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우리 기업은 군대식 조직문화가 여전히 존재하고, 구태의연한 의전과 격식, 오너 중심의 운영 등이 일반화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매체에서 더 이상 이런 조직문화를 가진 채 4차산업혁명에 적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 양인권 군포산업진흥원 초대원장     © 경기브레이크뉴스

 

 

구글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2017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4차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를 가장 많이 검색하고 미디어에 노출시킨 나라이다. 한동안 4차산업혁명과 전혀 관계없는 분야에도 그 명칭을 붙인 기사를 수도 없이 많이 봐야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4차산업혁명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나라라고 자부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지 의문이다.

 

 

◎ 시작하는 군포산업진흥원

 

 

군포시는 김윤주 시장 재임기간 내내 책을 강조해왔다. 그래서 지금은 군포하면 책이 떠오른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보자면 군포는 산업도시로 유명했다. 산업단지도 많고, 그곳에 입주해 있는 기업들도 많다. 지금도 역시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군포시에 산재하고 있으나,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또 산업을 장려하는 시스템이 미비했다. 군포산업진흥원은 그동안 미비 됐던 시스템을 정립하고 군포산업의 미래를 준비하는 목표로 설립된 기관이다. 기관의 기틀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은 양인권 초대원장은 진흥원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고 그 기반을 구축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양 원장은 “기틀을 만들고 매뉴얼이 마련되어 있다면 누가 어떤 역할을 맡아도 큰 상관이 없다”며, “지금은 그 기틀을 닦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양 원장은 변화하는 산업구조에 적응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으나 그것을 성과 위주로 조급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양 원장은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고 아이템이 있더라도 경영의 차원에서 보면 실패할 수도 있고, 또 다소 미흡할 수도 있다”며, “이와 같은 실패와 미흡함을 과정과 경험으로 이해하는 것부터 연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 원장은 이어서 “특히 공공기관의 경우는 예산이 투입되면 그에 맞는 가시적 성과가 있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어 더 경직되기 쉽다”며,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의 실패와 미흡함을 용서하고 꾸준히 지원하는 것은 공공기관이 할 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반기업에서 실적 없는 연구를 계속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따라서 공공이 지원하지 않으면 기술혁신과 투자는 일부 대기업들에서만 가능한 이야기가 된다. 이렇게 되면 대기업 독식의 구조가 오히려 공고해지고 기업혁신은 더욱 멀어진다는 것이 양 원장이 공공의 차원에서 조건 없는 지원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유였다.

 

 

◎ 4차산업혁명이 다가온다는 것의 의미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우리는 4차산업혁명이라는 단어를 거의 입에 달고 살다시피 했다. 그러나 그 의미가 무엇이고 또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저 무언가 큰 것이 다가오는 듯한 막연한 불안감만이 증폭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양 원장은 “앞으로 10년 내에 지금 일자리 중 1600만개가 감소할 것이고, 65%가 현재에는 없는 새로운 일을 하며 살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다”며, “이것은 막연한 미래가 아니라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터 기업문화까지 체질자체를 바꿔야 하는 분야가 많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나 양 원장은 “그러한 변화를 위해서는 기초부터 탄탄히 다지는 것이 필요하다”며, “기초를 다지는 동안 변화하지 않고 기다린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변화에도 발맞출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 원장이 생각하는 4차산업혁명은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함을 인정하고 젊은이들에게 간섭 없이 충분한 기회를 주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소신을 전했다.

  

▲  인터뷰 전 담소를 나누고 있는 양인권 원장   © 경기브레이크뉴스

 

 

◎ 말 통하는 어른

 

 

요즘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해가고 있기 때문에 세대 간의 문화격차는 점차 심해지고 있고, 그만큼 젊은이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이른 바 ‘말 통하는 어른’을 찾기가 매우 힘들다. 양 원장은 본 기자가 만나서 인터뷰를 나눈 사람 중 가장 ‘말 통하는 어른’에 가까웠다.

 

 

 

보통 자수성가하거나 오랜 공직생활을 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항상 막히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청년들에 대한 생각이었다. 꽉 막힌 어른이 되기 싫어 다른 말로 열심히 돌려 말하지만 결과적으로 “우리 때는 더 힘들었고, 열심히만 하면 잘 살 수 있는데 청년들이 나약하고 게으르다”라는 취지를 담은 이야기가 된다. 그러나 양 원장은 기성세대가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는 길은 청년들에게 충분한 기회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진흥원이 기본 틀을 잡은 이후에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은 청년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공간에서는 청년들에게 성과를 요구하지 않고 그들이 하는 대로 지원해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지만 “공공기관의 특성상 그런 일이 가능할지는 나조차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어떤 자리에 ‘장’이 되어 앉은 사람이 이런 일도 할 수 있고, 저런 일도 할 수 있다고 내세우기 바쁜 모습은 종종 봤다. 하지만 안 될 수도 있는 바람을 말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결국 ‘말 통하는 어른’은 ‘솔직한 사람’과 같은 말이었다.

 

 

◎ 군포산업진흥원의 존속문제

 

 

좋은 정책과 시민에 도움이 되는 공공기관의 설치는 정권이 바뀌더라도 이어가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실제 정치판에선 그렇지 못한 경우가 아주 많다. 따라서 김윤주 군포시장 후보가 시장으로 있으면서 설치를 추진한 이 기관이 선거결과에 따라 무산되거나 성격이 바뀌거나 현저히 작은 규모로 조정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다. 양 원장은 이런 우려를 말하자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양 원장은 “공공기관이 세워지는 것은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미래산업의 방향은 어느 당 출신의 시장이 온다고 해도 유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진흥원의 존속문제는 걱정할 것이 없다는 설명이었다.

 

 

 

양 원장은 “초대원장으로써 역할은 기반을 다지는 것이고 그 기반을 다지는 일 중에는 군포산업진흥원이 시에 꼭 필요한 기관이 되게 하는 것도 포함 된다”며, “꼭 필요한 기관을 없애는 시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공동직장어린이집 신축공사 조감도     ©경기브레이크뉴스

 

◎ 앞으로의 군포산업진흥원

 

 

8월에 건물이 완공되어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되는 군포산업진흥원은 벌써부터 획기적인 기획을 하고 있다. 좀 더 실질적인 산업활동을 위한 디테일한 지원이 예정되어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산업진흥원 내에 공동직장어린이집을 대규모로 설치하는 계획을 밝혔다. 아직 어린 자녀를 가진 부부가 맞벌이에 나설 경우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것 자체가 죄스럽고 가슴 아픈 경험을 하게 된다. 따라서 규모가 큰 기업의 경우 회사 근처에 직장어린이집을 마련해 수시로 아이를 보고 퇴근할 때 함께 집으로 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러나 중소규모의 기업에서 이런 시설을 설치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에 군포산업진흥원이 공동직장어린이집을 개설해 주변 중소기업에 다니는 노동자들을 지원하도록 한 것이다.

 

 

 

이 공동직장어린이집 설치의 의의는 군포산업진흥원 건물의 설계 단계에서부터 이미 염두에 둔 것이라는 점에 있다. 이는 시작부터 산업종사자를 지원할 목적으로 지어졌다는 것을 분명하게 내보인 셈이고 기관 존재의 의미를 아주 명확하게 규정하는 표식인 것이다. 군포산업진흥원이 군포경제의 상징이 될 날이 그리 멀지 않아 보이는 근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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