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피플 >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인터뷰] 장태환 경기도의원, “의왕에 온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운명 같아... 역사인식의 올바른 변화를 이끌 보물 될 것”
기사입력  2018/08/28 [10:56] 최종편집    이성관 기자

 

[경기브레이크뉴스 이성관 기자] 지난 달 17일 경기도의회에서 5분 발언 주자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장태환의원은 자신의 첫 본회의 의사발언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대한 이야기로 채웠다. 자신이 도의원으로써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밝힌 것이다.

 

 

지역구에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건물이 들어오게 됐다는 점은 장 의원이 사업회에 관심을 가지는 표면적 이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한양대학교 총학생대의회 의장으로써 본인이 민주화운동의 주역이었다는 점은 그가 이 사업에 깊은 관심을 둔 근본적인 이유라 할 수 있다.

 

 

민주화 운동의 역사는 동시대를 살아온 모두에게 남겨진 역사이고, 촛불집회까지 이어지고 있는 현재 진행형인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장 의원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단지 역사자료를 모아두는 수장고나 연구소와 같은 역할만으로 끝나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아직도 많은 시민들에게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그 당시의 자료와 숱한 이야기들을 세대를 불문해 현장감 있게 즐기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장 의원의 구상이다.

 

▲ 5분자유발언에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관련 발언을 하고 있는 장태환의원(사진 - 경기도의회)     © 경기브레이크뉴스


 

◎ 의왕에 온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건물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해 있다가 의왕시 내손동으로 이전했다. 아직은 건물정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3층에 사무실을 두고 리모델링 공사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사업회 측은 오는 11월 11일 오픈식을 개최하면서 일반 시민들도 민주화운동 관련 자료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 의원은 “건물 리모델링이 그때까지 잘 마감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단순히 자료를 모으고 연구하는 곳으로 만들지 않으려다보니 손 볼 것이 많다”고 말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건물을 견학하기 전 장 의원은 인터뷰 장소를 그 근처로 정해 놓았다. 기자답지 않게 지리감각이 거의 없는 본 기자는 그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가 어느 정도 인터뷰를 마치고 장 의원이 “그럼 사업회 건물을 보러 갈까요?”하고 물었을 때 선뜻 고개를 끄덕이지 못했다. 너무 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기자의 모습이 의아했는지 장 의원은 “요 앞인데 안 보고 가세요?”하고 재차 물었다. 그제서야 본 기자의 눈에는 ‘내손2동 주민센터’라는 문구가 들어왔다. 사업회 건물이 내손동에 있다는 것을 기억해 내곤 장 의원을 따라 나섰다.

 

 

장 의원은 인터뷰에서 “사업회가 의왕에 온 것은 운명같다”고 말하며, “학생운동에 참여할 때는 그 시대가 막막하게만 느껴졌었는데 이제 그 기억을 되살리는 곳이 지역구에 생긴다니 격세지감과 함께 사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 내손동에 마련되고 있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건물     © 경기브레이크뉴스

 

 

◎ 역사는 수장고에만 있어서는 안 돼

 

 

장 의원은 여러 번 같은 이야기를 반복했다. 민주화운동 현장체험에 관한 이야기였다. 내용을 한마디로 하자면 민주화 운동의 현장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게 하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장 의원은 “VR(가상현실)기기를 통해 당시 현장을 완벽히 재연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고,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은 그런 사람대로, 당시의 이야기를 그저 전해들은 세대는 그 나름대로 느끼는 감정이 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의원은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아무것도 없는 공간을 이리저리 가리키며 여기에는 무엇이 들어오고 저기에는 무엇이 들어온다는 설명을 한참동안 했다. 그 모습은 마치 개장을 눈앞에 둔 놀이공원을 꿈꾸는 아이의 모습처럼 보였다.

 

 

장 의원은 “여기를 그저 자료보관소나 수장고로 이용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적어도 의왕지역의 학생들 더 나아가 도내 학생들은 꼭 한 번 들러보고 싶고 들러야 하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 재도전 당선의 의미

 

 

장 의원은 지난 9대 경기도의회에서는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8대 도의회에서는 초선의원으로 활약했었다. 4년이 지나 다시 돌아온 의회에서 역사관련 이슈를 들고 나온 것은 갑작스런 일은 아니다. 장 의원은 8대 도의회에서도 일제강점기에 근로정신대로 강제 징용된 사례를 발굴하고 관련 자료를 구축하는데 지원했다. 장 의원의 낙선으로 인해 그 결실은 9대 도의원들이 맺게 되었지만 애초에 앞장 서 있었던 것은 장 의원이었다.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건물 앞에 서 있는 장태환 의원     © 경기브레이크뉴스

 

 

10대 도의회에서 장 의원은 다시 교육위에 소속됐다. 그리고 다시 역사를 바로세우는 일을 맡게 됐다. 그가 이번 기념사업회 건물이전과 민주화의 역사를 알리는 작업에 참여하게 된 것을 운명으로 여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장 의원에게 역사바로잡기에 대한 소신을 묻자, “어찌 보면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친일청산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부터 고쳐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민주화운동에 대한 인식변화가 있으려면 그전에 독립운동가와 친일파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 부분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도의원으로써 지역의 일을 챙기는 것만큼 사명감을 가지고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를 통해 장 의원이 가지고 있는 역사에 대한 관심과 인식, 그리고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일을 잘 할 수 있는가는 아직 지켜봐야한다. 어떻게 알릴 것이냐는 질문에는 명확한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기관에서 하는 일은 ‘하던 대로’, ‘규정대로’, ‘별 탈 없이’ 라는 기본 아래 생기는 무사안일주의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최첨단 기기를 들여서 그에 맞는 콘텐츠를 넣고, 일선 학교에 공문을 보내 학생들이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무난한 대답이 이미 그 함정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게 했다.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이 사업을 알리고 또 그 안에 콘텐츠를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시민이 즐겨 볼 수 있는 것으로 꾸밀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앞으로 더 필요해 보였다. 장 의원의 의지가 지금처럼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 경기브레이크뉴스&주간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광고
모집
의왕시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여성 취창업 컨설팅 참여자 모집
광고
광고
주간베스트 TOP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