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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 논란... 검증 어디까지 해봤니?
기사입력  2018/10/19 [14:50] 최종편집    이성관 기자

 

 

▲ 이성관 기자     ©경기브레이크뉴스

[경기브레이크뉴스 이성관 기자] 자신의 신체의 특징을 검증하기 위해 검증장소로 들어서는 순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떠올린 것은 무엇이었을까? 이 지사는 아마도 대선후보 당내 경선 당시를 떠올리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때 함께 대통령 후보로 경합하던 문재인 후보를 향한 지지자들의 공격을 어떻게 해서든 말렸어야 했다는 후회를 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금 이 지사가 겪는 모든 수모와 논란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바로 그때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른 바 ‘손가락혁명군’이라 불리던 그의 지지자들과 당시 문재인 후보의 지지자들이 온라인상에서 여러 가지 논란을 야기 시키면서 서로 물고 뜯었다. 그러나 당내 경선에서 문 후보가 민주당의 대표로 나서게 되고 후보들은 맥주를 마시며 그간의 반목을 털어냈다.

 

 

문제는 반목의 불은 지지자들에게는 여전했다는 점이다. 이 지사의 지지자들, 이른 바 ‘손가혁’들은 경선 기간 내내 문재인 지지자들을 향해 맹비난을 퍼부었다. 그에 대항하는 문재인 지지자들의 반발도 당연히 거세졌다. 하지만 안철수, 홍준표 등과의 대결구도가 형성되면서 대통령 선거기간에는 그 반목의 불씨가 꺼진 듯 했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탄생하고 지지자들은 환호를 질렀다. 그 환호 속에는 ‘이명박근혜’시대를 완전히 끝낼 수 있었다는 기쁨도 들어있었지만, 故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켜주지 못한 것을 상기하며 문 대통령은 반드시 지켜 내리라는 다짐도 들어 있었다.

 

▲ 이재명 국감을 예상하는 언론(사진-YTN)     © 경기브레이크뉴스

 

그리고 지방선거 경선이 시작됐다. 문재인의 복심으로 이른 바 ‘양철’ 중에 하나라 일컬어지던 전해철 의원이 경기도지사 출사표를 냈다. 또 성남시장으로 일하던 이재명 현 지사도 출사표를 냈다. 문 대통령의 취임이후 이른 바 ‘문빠’라 불리는 문재인 지지자의 세력은 더 커져 있었다. 이들은 대통령선거 당시 당내 경선에서 ‘손가혁’이 자신들에게 했던 일을 다시금 떠올렸다. 그러던 중 경선과정에서 전해철 의원이 ‘혜경궁김씨’라는 트위터 계정이 이재명 지사의 아내 김혜경씨의 계정이고, 이 계정이 꾸준하게 문 지지자들과 노무현 대통령을 헐뜯는 게시물을 양산했다는 의혹을 꺼냈다. 트위터 본사 측의 거부로 그 계정이 누구 것인지 확인 할 수 없게 된 상태에서 이 지사가 당내 도지사 후보로 뽑혔다. 이때부터 문재인 지지자이자 전해철 지지자인 ‘문빠’진영은 둘로 나뉜다.

 

 

당의 대표가 되었으니 지지한다는 사람들과 이 지사가 문 대통령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차라리 자유한국당의 남경필 후보를 지지하자고 외친 사람들이다. 이들은 온라인상에서 ‘극문’이라 불리며 세력을 키웠다.

 

 

여기에 자유한국당이 형수에게 심한 욕을 하는 녹음파일을 공개하고, 배우 김부선씨가 이 지사와의 스캔들이 있었다는 주장을 하면서 안과 밖에서 이 지사를 향한 공세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 문제는 6.13지방선거 전후로 이른 바 ‘드루킹’ 사건과 더불어 대한민국 전체를 흔들었다.

 

▲ 국정감사 자리에서 사적인 질문을 하는 야당의 공세에 대해 답하는 이재명(사진 - YTN)     ©경기브레이크뉴스

 

이밖에도 ‘SBS그것이 알고 싶다’팀이 조폭연루 의혹을 내놓기도 하고 당선 이후에 TV인터뷰에서 보인 이 지사의 불성실한 태도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다사다난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이 지사가 결국, 김부선씨와 공지영 작가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자신의 성기에 난 점까지 검증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지사는 그 검증에 응한 이유에 대해 “매우 수치스럽고, 모욕적인 일이지만 개인의 일로 경기도정에 더 이상 방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응했다”며, “이 검증으로 더 이상의 논란은 종식됐으면 한다”고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사실 만약 이 지사의 성별이 남성이 아니고 여성이었다면 여론은 어땠을까? 만일 김부선씨와 공지영 작가가 두 명의 남성으로 대체되고 여성인 도지사의 성기에 점이 있다고 말한 녹취록을 누군가에게 유포했다면... 그리고 그것을 불륜사실을 증명할 스모킹 건이라고 했다면 과연 언론은 누구에게 화살을 돌리게 될까?

 

 

이 지사는 경기도정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이 시간에도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에게 도지사 자격 검증을 요구받고 있다.

 

▲ 이재명 지사의 녹취록을 국정감사 자리에서 트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는 조원진 의원 (사진-TBS TV)     © 경기브레이크뉴스

 

이 지사는 이미 성남시정을 성공적으로 운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그를 토대로 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로 20%에 달하는 지지를 받은 정치인이다. 그런 이 지사가 국정감사에서 도정에 대한 평가보다는 자질검증을 받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더구나 이 지사의 자격검증을 운운하는 이가 새누리당 시절 친박의 좌장으로 국정농단의 중심에 있었던 조원진의원이라는 점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박근혜 정부의 탄압에 맞서 광화문에 천막을 치고 단식 투쟁까지 하던 이 지사는 정권이 바뀐 지금도 여전히 싸우고 있다. 아무리 잘 싸우는 싸움닭이라도 휴식이 필요한 법인데, 이 지사는 적어도 그 체력과 멘탈만은 확실히 인정받을 듯하다.

 

 

이 시간이 튀어나오는 못을 망치로 두드려 넣는 과정인지,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반응으로 잠시 생기는 부작용일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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