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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퍼스트맨, 당신의 퍼스트맨은 누구인가?
기사입력  2018/11/06 [09:45] 최종편집    이성관 기자

 

 

▲ 퍼스트맨 극장개봉 메인포스터 (사진 - 네이버)     © 경기브레이크뉴스

 

[경기브레이크뉴스 이성관 기자] 저 유명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제작하고 위플레쉬, 라라랜드를 감독한 데미안 셔젤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퍼스트맨. 만약 이 제목을 마블이 썼다면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유치한 제목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배경을 듣고 나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영화에서 표면적으로 말하는 ‘첫 번째 사람’은 닐 암스트롱을 뜻한다. 전 세계에서 달에 처음으로 발자국을 남긴 퍼스트맨이다.

 

 

이러한 소재는 감독의 전작들에 담긴 이미지와 묘하게 닮아 있다. 달착륙은 미국에서 가장 우파적인 영화소재로 쓰이기 충분한 소재로써 마치 우리나라의 인천상륙작전처럼 흔히 ‘국뽕’영화라고 불리는 영화로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 소재이다. 올해 33세 밖에 되지 않은 감독이 선택하기에는 좀 꼰대 같은 소재라고도 감히 말할 수 있겠다. 이 감독의 꼰대 같은 소재 선정은 데뷔작 위플래쉬에서도 있었다. 날카롭고 혹독하게 몰아붙여야 최고의 경지에 올라갈 수 있다는 뭐 그런 이야기. 그 이야기 플롯만 보면 마치 우리나라 어른들이 청년들이 고통을 호소할 때 “애들이 힘든 걸 모르고 커서 그래, 우리 땐 밥도 제대로 못 먹었어.”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뉘앙스를 담고 있다. ‘경지를 뛰어넘는 예술을 하지 못하는 것은 더 열심히 안 해서 그래.’라는 말을 하고 있는 듯한 이야기니까.

 

▲ 영화 장면 (사진 - 퍼스트맨 예고)     © 경기브레이크뉴스

 

하지만 정작 위플래쉬라는 영화가 이야기하는 것은 그런 엄격한 가르침과 압박만으로는 오를 수 없는 어느 단계를 표현하면서 그 엄격함을 벗어나야만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말한다. 최고를 향한 집착으로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자신만 망가뜨린다는 이야기이다. 감독은 지극히 보수적인 스토리를 더 지독한 방식으로 극복하는 모습을 궁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이러한 방식의 이야기를 익숙하게 알고 있다. 영화 서편제나 이문열의 금시조 혹은 김동인의 광염소나타와 같은 소설 등에서 나오는 고전적인 플롯이다. 다만 그걸 20대의 미국인이 했기 때문에 신선했던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라라랜드도 마찬가지로 너무나 뻔한 플롯이다. ‘과거에 우리가 이렇게 했더라면’과 같은 생각은 세상에 5세 이상의 사람으로 사고를 할 수 있다면 누구나 한 번은 해볼 만한 생각이다. 이런 뻔한 생각을 감각적인 음악과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새롭지 않은데 새로운 무언가로 만들어냈다. 데미안 셔젤은 그런 면에서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감독이고, 천재적이지 않은 천재이다.

 

 

그렇다면 퍼스트맨은 어떨까? 앞서 말했다시피 이 소재는 머리가 아플 정도로 뻔하고 조금만 발을 잘못 뻗으면 그 즉시 영웅주의 서사로 빠지게 되는 소재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제목에 있는 ‘맨’은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의 유치함을 대변하는 말로 전락할 것이다. 영화는 내내 그런 영웅주의로 빠질 만한 분위기와 외줄타기를 한다. 그렇지만 감독의 전작과 마찬가지로 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퍼스트맨에서 나타난 닐 암스트롱은 헐리웃 영화에서 늘 나오는 환호성 한 번 지르지 않는다. 그리고 거의 배경 음악이 없이 스토리가 진행되다가 달 탐사를 반대하는 흑인들의 랩이 길게 나온다.

 

 

▲ 영화 장면 (사진 - 퍼스트맨 예고)     ©경기브레이크뉴스

 

또 우주에서의 장면에서는 마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덩케르크처럼 기계음만 생생하게 들릴 뿐 우주유영을 멋지게 한다거나 아름다운 지구를 찬양하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영화는 한 마디로 성공적이었다. 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감독의 특기가 또 한 번 성공했다. 그리고 영화 마지막의 몇 장면은 ‘퍼스트맨’이라는 유치한 제목에 숨겨진 의미를 드러나게 만든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감독은 관객들에게 묻는다.

 

 

“정말 소중한 것은 무엇입니까?”

 

“당신의 첫 번째는 무엇입니까?”

 

 

국내의 흥행성적은 매우 저조하다. 그래서 곧 영화관에서 내려질 것 같다. 이 말은 반대로 아직 상영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글을 보는 독자들에게 귀띔해 주고 싶다. 이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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