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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보헤미안 랩소디, 떼창의 감동을 당신께...
기사입력  2018/11/23 [09:24] 최종편집    경기브레이크뉴스

 

 

[경기브레이크뉴스 이성관 기자] “We are the champions my friends. And We’ll keep on...” 요즘 이 가사를 흥얼거리는 사람들이 참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니면 갑자기 “오, 마마~”하고 생전 연락도 잘 하지 않는 엄마를 찾는 사람들도 가끔 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있다면 그 사람은 분명 이 영화를 보고 나온 사람일 것이다.

 

 

전설적인 락밴드 퀸(Queen)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의 생애를 담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퀸이 1975년에 발매한 ‘A Night at the Opera’ 앨범의 대표곡이다. 연주시간이 총 7분에 달하는 이 곡은 당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불문율로 여겨졌던 5분의 벽을 깨뜨린 실험적인 곡이었다. 물론 락과 오페라를 접목했다는 것과 녹음과정 자체가 더 실험적이었지만 그보다 당시에 화제가 된 것은 5분의 벽이었던 모양이다.

 

▲ 보헤미안 랩소디 메인 포스터 (사진 - 네이버영화)     © 경기브레이크뉴스

 

‘보헤미안 랩소디’를 우리말로 번역 하자면 “보헤미아 지역 사람의 광시곡”인데, 선뜻 뜻이 다가오지는 않는다. 우선 보헤미아 지역이 어딘지 모르고, 보헤미안이라는 말에 담긴 감성을 완전히 이해하기 힘들다. 그리고 정말 이해가 힘든 말은 ‘광시곡’이라는 말인데, “미친 시 노래”라니 도무지 무슨 의미인지 짐작하기 힘들다.

 

 

우선 보헤미아 지역은 동유럽권을 이야기 하는데 지금의 체코・슬로바키아 지역에 해당한다. 보헤미안의 특성을 한 마디로 표현하는 말이 있다. 바로 ‘집시(Gypsy)’이다. 집시라는 말은 사람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형용사처럼 쓰이기도 한다. 집시가 뜻하는 것은 자유로운 삶이었다. 집시는 원래 인도에서 탈출한 최하층민이라는 말이 있는데 정설은 아직 확립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유럽의 다른 인종과는 외형이 달랐고, 유랑생활을 했으며, 인도와 유럽이 혼합되어 있는 듯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 메인 예고편 캡처     © 경기브레이크뉴스

 

이 집시들을 프랑스 사람들은 보엠(bohème)이라 불렀고, 그 말을 다시 영어로 표현해 부른 말이 보헤미안(Bohemian)이 된 것이다.

 

 

보헤미안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면, 이제 랩소디, 즉 광시곡이라는 말의 뜻을 알아볼 차례다. 보통 우리나라 말인데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은 학술용어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학술용어로 일본식 한자어를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참고로 랩소디를 그 뜻에 맞게 표현하려면 ‘자유곡’ 정도가 될 것이다.

 

 

랩소디는 유럽에서 단순히 미사곡이나 연회의 연주곡으로 자주 쓰이던 클래식을 대중에게 선보인 프란츠 리스트가 창시한 장르이다. 리스트는 피아노 연주의 새 장을 연 사람인데, 그는 딱딱한 클래식의 틀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지역의 음악을 접목했고, 그러한 곡을 ‘랩소디’라 부르게 된다. 그런데 이를 일본에서 받아들이면서 틀을 깼다는 의미로 미칠 ‘광(狂)’자를 붙이면서 의미가 직관적으로 와 닿지 않게 됐다. 어감상 ‘광곡(狂哭)’이라고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시라는 말을 붙여 ‘광시곡’이 됐다. 일견 무시무시하게 여겨지기도 하는 말은 이렇게 탄생했다. 우리 음악계에서는 그 엉뚱한 말을 비판 없이 수용했다.

 

▲ 메인 예고편 캡처     © 경기브레이크뉴스

 

여튼. 보헤미안 랩소디라는 곡명은 프레디 머큐리의 인생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말이라 할 수 있다. 인도에서 태어나 영국에 사는 그는 비록 집시는 아니었지만 영국 어디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하는 생활을 했다. 평생 파키스탄인이라는 말을 들어야 했고, 퀸을 결성해 스타가 되기 전까지는 선박하역 작업을 하는 하층민 신세를 벗어날 수 없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바로 그런 자신의 인생을 담은 노래다.

 

 

 

이 노래가 처음 나왔을 때 평론가들의 혹평이 많았는데, 그 비난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짬뽕”이다. 여기저기서 아무거나 짜깁기를 해 만든 노래라는 뜻이다. 아마도 프레디 머큐리는 자신의 인생을 그렇게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다. 인도인이면서 영국인이기도 하고, 파키스탄인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고 자랐으며, 여성과 결혼했지만 게이였다. 그는 원래 인도식 이름인 파로크 불사라 라는 이름을 버리고 스스로 영국식 이름을 짓는다. 어린 시절 애칭이었던 프레디와 유랑과 목축의 신으로 알려진 머큐리를 합친 말이다. 그는 그야말로 짬뽕의 인생을 살았던 것이다.

 

 

그러나 짬뽕이 중국집을 대표하는 음식이 되었듯, 그의 음악은 하나의 장르로 남았다. 퀸 이전에 퀸이 하는 음악과 같은 음악은 없었고, 이후에도 퀸의 음악을 계승한 장르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퀸의 음악 대부분이 현재도 CF나 OST 등에 수없이 많이 쓰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메인 예고편 캡처     © 경기브레이크뉴스

 

자, 이제 이 영화를 볼 준비가 끝났다. 이 글은 영화의 리뷰라기보다 영화를 한층 더 재밌게 볼 수 있는 기초지식을 마련하는 용도로 썼다. 이 글을 보고 영화관으로 달려가 보헤미안 랩소디를 본 당신에 입에선 한동안 퀸의 노래가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당신의 집 TV사운드가 영화관 정도가 아니라면, 반드시 영화관에서 보길 간절하게 빈다. 영화관에서 보지 않을 것이라면 아예 보지 않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그 벅차오르는 사운드를 느끼기엔 당신의 TV 스피커가 너무 작을 것이고, 그렇다면 영화가 주는 즐거움의 3분의 1도 느끼지 못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영화를 보고 나서 이 글이 영화에 대해 너무 설레발을 쳤다고 비난하는 것은 반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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