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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학 베이커리 김용학 대표, "동네 빵집 활성화는 정책의 지원에서 시작"
기사입력  2019/04/03 [17:22] 최종편집    이성관 기자

 

 

[경기브레이크뉴스 이성관 기자] 동네빵집에도 전성기가 있었다. 시기로 보자면,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를 동네빵집의 전성기라 할 수 있겠다. 지금의 커피숍이 골목마다 있는 것처럼 당시에는 골목마다 제과점을 볼 수 있었다. 제과점 이름도 다양했고, 그만큼 맛도, 형태도 다양했다. 제과점 주인의 이름을 내건 곳도 많았기 때문에 자신이 만든 빵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고집 센 제빵사들이 많이 있었다.

 
그러나 2000년부터 프랜차이즈 제과점의 공격적 마케팅이 시작된 후, 유명 프랜차이즈 제과점은 놀라울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특별한 자격증이 없이도 자본금만 있으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치킨이나 커피숍처럼 빠르게 확산되며 성장했다.

 
당시에는 정부의 규제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여서 한 골목에 같은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두세 개 생기는 것이 다반사였다. 덕분에 동네빵집들은 서서히 문을 닫기 시작했다. 프랜차이즈 제과점의 장점은 깔끔한 인테리어와 포장, 그리고 본사의 마케팅 지원과 직접 빵을 굽는 듯한 고소한 냄새, 넓고 쾌적한 매장 등이었다.

 

잠시 회복세에 들어선 제빵업

 

정부는 프랜차이즈 제과점의 행태를 공정거래법의 취지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고 한시적인 규제를 시작했다.

 
2016년에는 중소기업적합업소로 재선정되어서 골목 빵집이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2019년 6월이면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이 만료되면 대기업이 공백을 노리고 소상공인 업종을 노리게 될 것이다.  규제하고 있었던 정부가 이번에는 중소기업적합업소에서 제과점을 뺐다.

 

▲ 김용학 대표     © 경기브레이크뉴스


김용학베이커리를 한 지역에서 20년 가까이 운영하고 있는 김용학 대표는 이에 대해  “그동안 프랜차이즈업계가 휩쓸고 간 덕에 사라진 동네빵집이 얼마나 많고 또 그로 인해서 어려운 상황이 얼마나 길었는데 이제 좀 살만하니까 규제를 풀겠다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대표는 “최근 들어 동네빵집이 다양해지고 힘을 얻고 있다”며, “전문점으로 트렌드가 변하면서 개성 있는 빵집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런 변화가 제과점 사장만 좋은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소비자에게 좋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프랜차이즈 제과점은 대부분의 제품을 본사에서 완성품을 가맹점으로 배송되어  판매를 하거나 냉동생지를 해동과 발효를 통하여 일부의 빵만을 굽고 있다며 크리스마스 시즌에 쓸 케익을 8월부터 준비한다는 것은 들어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생크림 케익이라고 하지만 식물성 생크림을 사용하고 있기에 동물성 생크림을 사용하는 케이크와의 맛비교는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서 “소비자들이 프랜차이즈 제과점 빵맛에 익숙해져 있다가 동네빵집에 오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며, “맛은 고급 재료와 신선한 재료가 만드는데 동네빵집은 그런 면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네빵집의 자생력

 

동네빵집의 전성기에 사단법인 대한제과협회에 등록된 회원업소는 전국적으로 2만개가 넘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절반에도 한참 모자란다. 김 대표는 안양시지부도 200개의 회원업소가  있었지만 지금은 60개 업소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도 지역 빵집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를 김 대표는 “고집”이라고 짧게 말했다.

 
어려운 시절을 그저 버틴 것일 뿐 다른 방책은 없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었고, 그 고집을 알아봐 주는 소비자들이 있었다는 게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좋은 재료로 맛있는 빵을 만든다는 것은 제빵사의 기본이라며, 앞으로 다시 프랜차이즈에 밀리지 않을 대책을 동네빵집도 가지고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네빵집 생존대책

 

김 대표는 3년 전부터 사단법인 대한제과협회의 안양시지부장직을 맡았다. 김 대표는 빵을 만드는 기술이나 재료의 신선도가 프랜차이즈와 비교할 수 없는 동네빵집이 프랜차이즈업체에 밀렸던 이유는 홍보문제였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협회는 통신사와 MOU를 맺고 맞춤형 홍보의 길을 열었다. 김 대표는 “시장 지형이 바뀌고 있고, 소비형태도 많이 달라졌다”며, “전문성과 다양성을 갖추려면 동네빵집끼리의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김 대표는 “지금까지는 먹고사는 것을 위협 받다보니 서로 싸우고 반목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지금부터는 변화된 시장에 함께 발맞추지 않으면 또다시 어려운 시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스스로 보수적인 사람이고, 또 정치성향도 보수라고 밝히면서 소상공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치성향은 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얼마 전 안양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소상공인지원 정책토론회”에서 정의당 추혜선 의원의 연설을 듣고 감동을 했던 경험을 이야기했다. 김 대표는 “소상공인들의 아픔을 너무 잘 알아주어서 감동적이었다”며, “정치성향을 떠나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소상공인 기본법 제정만이 소상공인의 생계형 적합업종을 보호 받을 수 있다”고 수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앞으로의 계획

 

김 대표는 자신이 더 이상 제과점을 확장시키고 더 돈을 많이 버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하며, 이제는 후학을 양성하는 쪽에 힘을 쏟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10년 전부터 특성화고등학교에서 제과, 제빵 실기강의를 하며 후배 제빵사들에게 아낌없이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그리고 실습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자신의 제과점에서 연습할 수 있도록 자리를 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날에도 실습생들이 유리창 너머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김 대표는 이밖에도 대한민국 산업현장교수로서 컨설팅을 해주고 있으며, 후학을 양성하는데 더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모든 직원들 처우를 좋게 해 오래 안정적으로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제과점을 꾸려왔다”며, “앞으로도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제과점이 많이 생길 수 있게 후학들에게도 이런 정신을 물려주고 싶다”고 전했다. 

 
고집과 변화에 대한 유연함은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김 대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잘 보여 주었다. 희망이 보이지 않았던 시절에도 고집을 지키며 노력해왔고, 변화하는 시장에 대해 이해하고 빠르게 적응했다. 그리고 이제는 생존의 단계를 넘어서 공생을 위해 나가고 있는 김 대표가 짊어진 짐이 무거워 보이지만, 지금까지처럼 원칙을 지키며 고집스럽게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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