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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엔드게임, 마블의 ‘기대감마케팅’…성공과 폭망사이
기사입력  2019/04/11 [15:08] 최종편집    이성관 기자

 

▲ 어벤져스 앤드게임 개봉 전 포스터     © 경기브레이크뉴스

 

최근 전 세계의 이목이 가장 집중된 영화가 있다면 마블의 히어로 영화이다. 2003년 아이언맨1의 흥행으로 시작된 마블영화 전성시대는 2018년에 개봉한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에서 블록버스터라는 단어의 한계를 넘어 핵폭발을 일으켰다.

 
전작에서 핵폭탄을 날린 다음 후속작은 엄청난 기대를 안고 있을 수밖에 없다. 제작진도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전에 없었던 연막작전을 펼치고 있다. 수많은 거짓말과 진담이 섞인 농담, 배우들의 어그로 등이 연일 이어졌으며 그로 인해 수많은 추측이 난무했다. 이제는 마블영화의 골수팬이라도 고개를 저을 정도로 혼탁해진 팬들의 다툼, 논란을 야기한 제작진을 향한 책망은 극에 달했다.

 
그래도 마블의 팬들은 아직 등을 돌리지는 않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 영화가 개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서울 정도로 올라가 있는 기대치를 충족해주지 않으면 팬들은 폭발해 버릴 것이 분명하다. ‘겨우 이걸 보여주려고 이랬냐?’하는 생각을 하는 동시에 팬들은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 이것은 이른 바 ‘기대감마케팅’이 가진 기본 속성이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기대감이 잔뜩 올라간 상태에서 먹는다면 맛이 덜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기대감이 애초에 없다면 그 음식을 멀리서 찾아오는 일 또한 벌어지지 않는다. 기대감을 최대치로 이끌어 올리는 마케팅을 하는 음식점 입장 역시 둘로 나뉘는데, 음식에 정말 자신이 있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정확히 그 반대인 경우이다.

 
이렇게 분명한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대감마케팅은 섣불리 시도해서는 안 된다. 특히 원래부터 음식이 맛있기로 소문이 나 있는 곳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굳이 시도할 이유도 없을뿐더러 기대감이 잔뜩 있는 상태라면 아무래도 그 기대를 뛰어넘을 정도로 감동을 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본 기자의 실제 경험을 이야기 해보겠다. 시각적 혁명을 보여줬다고 하는 두 영화가 있었다. 하나는 2009년에 개봉한 ‘아바타’였고, 또 하나는 2012년에 개봉한 ‘라이프 오브 파이’였다.

 
두 영화의 시각적 혁명이라는 의미는 분명 달랐다. 아바타는 3D영화로 보여줄 수 있는 그래픽 기술의 혁명을 의미했다면, 라이프 오브 파이는 영화가 줄 수 있는 색감의 혁명을 보여주었다는 의미였다. 아바타는 헐리웃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기록적인 흥행을 했고, 모두가 그 굉장한 혁명을 칭송했다.

 

그래서 본 기자도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영화관을 찾았다. 그러나 결과는 실망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렇게까지 떠들 일은 아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고 나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라이프 오브 파이는 달랐다. 시각적 혁명이라는 말은 들었지만 호랑이와 함께 배에 표류하게 되었다는 설정이 더 재밌게 느껴졌고, 아바타 때처럼 기대감을 부추기는 마케팅은 하지 않았다. 덕분에 영화에 대한 사전 지식도, 기대도 거의 없이 영화관에 들어갔다. 그저 ‘호랑이랑 배에 같이 있다면 어떨까? 예고편에 보니까 호랑이가 좀 귀엽던데...’ 정도의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라이프 오브 파이는 본 기자의 인생영화 중 하나로 등록됐다.

 
3D화면 영화로 보지 못한 것이 한탄스러웠기 때문에, 다시 영화관을 찾았다. 시각혁명 정도가 아니라 단 한 번도 상상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기대감은 애당초 뛰어넘었고, 상상의 한계도 뛰어넘은 연출이었다. 특히 고요한 바다에 빛나는 고래가 뛰어오르는 장면은 엄청난 공포를 주기도 했지만, 또 소름이 끼칠 만큼 아름다웠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한 번 되짚어 봐야 한다. 과연 정말 그랬을까? 수년이 지난 후 아바타를 다시 TV를 통해 봤다. 그러면서 ‘이 영화가 이렇게 재밌었나?’ 하고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라이프 오브 파이도 다시 봤는데 처음 봤을 때 느꼈던 전율은 온 데 간 데 없었다. 물론 그래도 라이프 오브 파이는 여전히 재밌었지만. 기대감이 주는 효과가 바로 이런 것이다.

 
본 기자는 천만이 넘었다는 영화를 영화관에서 본 적이 없다. 물론 천만이 넘기 전에 봤는데 그 후 넘어 버린 영화는 있다. 최근 영화 ‘극한직업’은 예고편이 공개될 때부터 재밌겠다고 생각했고, 보러가려 했지만 천만이 넘는 것을 보고는 흥미가 사라졌다. 이런 식으로 영화관 상영기간을 놓친 영화는 ‘타이타닉’, ‘매트릭스2’, ‘명량’, ‘국제시장’, ‘7번방의 선물’ 등이 있다. 사람들의 기대로 똘똘 뭉친 상태의 영화는 왜인지 보기 싫어졌다. 아무래도 아바타의 충격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4월 26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어벤져스 : 엔드게임’은 기대감 최고치를 이미 찍어버렸다는 점에서 앞으로 마블 영화의 향방을 가를만한 영화라 할 수 있다. 여기서 팬들을 실망을 시킨다면 그동안 거짓말로 팬들을 우롱했던 일까지 웃고 넘어갈 해프닝에서 정말 사람들을 등 돌리게 하는 사건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기존에 인기가 많았던 영웅들이 이번 영화를 기점으로 마블을 떠나고, 신규 영웅들로 교체되는 시점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에 앤드게임의 역할이 중요하다.

 
3월에 개봉한 ‘캡틴마블’은 앤드게임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주는 예인데, 우리나라에 들끓고 있는 남녀갈등 문제의 영향을 받아 개봉 전부터 보이콧 선언이 줄을 이었던 영화이지만 쿠키영상이 두 개라는 이야기와 함께 사람들은 영화관을 찾았다. 개봉 5일째까지 집계된 관객수는 300만을 훌쩍 넘고 있다.

 
전미 박스오피스 오프닝 1위를 차지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가 페미니스트 영화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폭망의 길을 걸었던 ‘고스트버스터즈(2016)’와는 달리 개봉 4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이 속도는 마블전성기 초기에 최대 기대작이었던 ‘아이언맨2’보다도 빠른 것이다.

 
이 영화의 성공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명백하다. 이 영화가 엔드게임으로 가는 길목에 있고, 쿠키영상에는 그 길목의 일부분이 나온다는 이야기 때문이었다. 물론 영화도 나름 재밌지만 이전의 마블영화에 비해 특별히 뛰어난 볼거리는 없고, 영화 개봉 전부터 논란이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성공의 이유를 영화에서만 찾기는 어렵다. 실제로 흥행에 가속이 붙은 순간도 쿠키영상이 2개이고 이 쿠키영상에서 앤드게임의 중요한 단서가 나온다는 소문이 퍼지면서였다.

 
마블의 전성기에 종지부를 찍게 될 것인가? 아니면 다시 새로운 전성기가 시작될 것인가는 이번 앤드게임에 쏟아지는 기대감을 어느 정도 충족 시켜주는가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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