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동안경찰서 노규호 서장. 그는 중앙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시험 43회에 합격해 법조인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가지고 있던 경찰의 꿈이 그를 놔두지 않았다. 노 서장은 2004년 3월 26일 경정 특채로 경찰의 길을 걷기 시작해 전라남도 장성서장, 경찰청 규제개혁 법무담당관을 거쳐 올해 1월 18일 자로 안양동안경찰서장으로 부임했다.
그가 부임한 후 안양동안경찰서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체감안전도와 4대악 근절 등에서는 도내 상위권에 올랐다. 노규호 서장을 만나 그가 생각하는 경찰의 모습과 미래 등에 관해 이야기 나누었다.
▲ 안양동안경찰서 노규호 서장 ©경기브레이크뉴스(안양주간현대) 오석균 기자 |
|
취임하신지 4개월 정도 지났습니다. 그간 안양 동안에 관해 느끼신 점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우선 체감안전도가 많이 상승한 것 같습니다. 경기도에서 안양동안경찰서가 상반기 체감안전도 4위를 했습니다. 통상 20위권 정도인 걸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입니다. 4대악근절에 관련해서도 작년·재작년 모두 26위였는데 올해는 3위를 했습니다.
물론 치안이 갑자기 좋아진 것은 아닙니다. 안양 동안이 원래 안정되고 치안이 잘 되던 곳인데 최근 들어 경찰과 많은 소통이 있으면서 잘 모르셨던 부분의 만족도가 올라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안양 시민에게 어떤 경찰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으십니까?
제가 동안경찰서에 부임하고 나서 전 직원에게 강조한 것이 있습니다. 모든 출발점이 가족이라는 점입니다. 가족이 자리를 잡아야 직장에서 자리를 잡고 대접을 받습니다. 직장에서 자리를 잡고 대접을 받으면 밖에서 열심히 하고 웃습니다.
얼마 전에 직원을 대상으로 가족사진 콘테스트를 했습니다. 그때 느낀 점이 경찰도 가장이며, 가족의 일원이라는 것입니다. 직원의 행복을 지켜주고 그것에 걸 맞는 대접을 해줘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내가 행복해야 직원도 행복하고 주민들도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안양시민도 결국은 나의 가족입니다. 가족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안양시민에게 다가가겠습니다.
부임 후 지금까지의 성과를 평가하신다면?
상반기에 나름대로 좋은 결과가 나왔고 절반의 성공은 했다고 생각합니다. 하반기에 더 잘해야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잘 따라주고 있고 친근한 모습으로 안양시민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안양 동안의 치안을 운영해 본 결과 인력이나 시설 등에서 보완할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인력에 문제는 거의 없다고 판단됩니다. 동안구 인구 밀집도가 전국 3위입니다. 좁은 장소에서 많은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CCTV의 증설입니다. CCTV와 관련해 시민들이 의식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사생활이 침해된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어디를 가나 CCTV를 많이 설치해 달라고 시민들이 말씀해 주십니다. 물론 꼭 필요한 곳은 설치가 다 되어있습니다. 아파트 단지 같은 곳은 거의 문제가 없다고 보면 됩니다. 하지만 빌라 밀집 지역 같은 곳은 좀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추가로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직원들에게 어떤 서장으로 다가가고 계십니까?
옛날에는 카리스마 있고 통찰력 있는 지휘관이 조직을 아우르면서 발전시켰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수평시대입니다. 체육대회도 열고 직원과 식사도 많이 하려고 합니다. 생일에는 케이크를 함께 끄고 이야기도 자주 합니다. 지금은 옛날하고 많이 달라져서 공조직과 사조직이 많이 가까워진 측면이 있습니다.
특히 공조직은 예전에는 상명하달이었지만 지금은 거의 수평에 가까워 졌습니다. 내 직원이 창의력을 발휘하도록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한 사람의 천재가 먹여 살리는 것이 아니라 동안경찰서 직원 모두가 창의력 있게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경찰의 길을 걷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경찰이 꿈이었습니다. 수사반장 같은 TV프로그램을 보면 경찰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수사반장에 음악이 나오면서 권총을 드는 것이 멋있어 보여서 계속 장난감 권총을 사기도 했습니다.
저는 경찰에 들어와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수사과장 시절에는 범인을 잡고 피해자 가족이 만족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도 느꼈습니다. 변호사를 예를 들면 수임료를 받고 그 사람을 위해서 변호를 하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지는 않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경찰이 강도사건이나 살인사건 등을 해결했을 때 피해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을 것입니다. 전쟁이 나면 군인이 지키지만 우리는 범죄와 계속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자라나는 아이와 청소년에 특히 관심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크게 생각했던 것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아이들은 부모님들이 약간 편의적으로 하는 것이 많습니다. 부모님의 나쁜 행동마저 아이가 그대로 따라합니다. 그래서 어른이 바뀌든 아이가 바뀌든 해야 하는데 어른은 이미 커서 힘듭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바꿔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명예경찰, 소년경찰단도 이런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고 꿈을 이루어 나갈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안양 동안 주민에게 당부하고 싶으신 말이 있다면?
주민들에게 우선 감사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시민들이 경찰들한테 호의적이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인데 최근에는 친근하게 다가가니까 농담도 해주시곤 합니다. 저희 경찰이 가장 힘든 점이 법을 집행할 때 저항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저희도 될 수 있으면 입건이나 교통단속 등을 자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법은 근본적으로 시민을 위해서 있는 것입니다. 시민에게 공정한 경찰의 모습을 약속드리겠습니다.
어떤 경찰로 기억되고 싶으십니까?
저는 일단 모든 것을 떠나서 조직원에게 인정받고 싶습니다. 시민들은 두말 할 것도 없습니다. 전 큰 꿈은 없습니다. 직원들과 웃으며 근무하고 싶습니다. 경찰들이 트라우마가 많습니다. 단속에 어려움도 있고 진급도 첨탑형 구조이기 때문에 힘듭니다. 생각보다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힘들게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리더가 조직원의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계기술이 많이 발전하고 있는데 기술적인 부분을 경찰업무에 잘 접목하고 싶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범죄예방과 높은 검거를 통해 국민에게 인정받는 경찰이 되고 싶습니다. 아마 저 뿐만 아니라 모든 경찰 분들의 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