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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토박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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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5/04/10 [16:19] |
ㅣ 최종편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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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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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날같이 파고드는 겨울
그렇게 간절히 지켜온
단단하게 맞섰던 각오
뜨겁게 삼킨 불길에
궁색한 변명이 민망해진
검은 잿더미
여러 순간 함께하던
땅속에 묻은 고단한 사연
가엽게 망가져 갇혀 있다.
쉽게 떠나지 못한 채
하루 밤 사이에 꼼짝 없이 묶인
절망의 넋두리
장님처럼 더듬더듬 떠나온
이름도 모르고 헤어진
어느 담장 아래서 눈을 뜬 봄꽃
어우러져 살아가던 토박이들
상처를 지워가는
그 눈을 보면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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