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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70년 무노조 경영의 끝?
노조인 듯, 노조 아닌, 노조 같은 삼성 노조...
기사입력  2018/04/25 [10:54] 최종편집    이성관 기자

 

 

[경기브레이크뉴스(월간 시사공감) 이성관 기자] 삼성 그룹의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은 생전에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삼성에 노조는 없다”고 공언했다고 한다. 이 유지에 따라 삼성을 물려받은 이건희 회장은 노조활동을 물샐 틈 없이 막아왔다.

 

▲ 삼성사옥 전경     © 경기브레이크뉴스

 

특히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이라는 부서를 운영하면서 ‘정보의 삼성’이라는 칭호를 얻음과 동시에 언론계의 원로들과 돈독한 친분을 쌓아 기사를 자신들 마음대로 만들어내는 능력까지 보유하게 된다. 최근 장충기 전 삼성사장과 주요 언론사의 고위직 인사들이 나눈 문자를 보면, 삼성이 이미 언론을 컨트롤하는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사주(社主)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아주 예전부터 미전실은 언론을 이용해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기가 막힌 문구로 미화시키는 역할을 해 왔다. 그 문구는 “직원들에 대한 처우가 너무 좋아 노조가 필요 없다고 하는 삼성은...”이다. 이 문구는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옹호하는 효과뿐만 아니라 좋은 인재들이 삼성입사를 선호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삼성이 세계 최고라는 말을 듣게 된 요인에도 이 문구의 위력이 작용한 셈이다.

▲ 삼성전자서비스노조 창립총회 (사진-youtube)     © 경기브레이크뉴스

 

언론은 지금도 ‘삼성의 70년 무노조 경영이 끝났다’며 삼성 경영진이 대단한 결단을 한 것처럼 확대해석을 함과 동시에 정규직이라는 선물을 받은 노동자들의 기쁨을 주로 기사화하고 있다. 과연 이런 보도는 어디까지 사실일까? 요즘 언론사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팩트체크를 시사공감에서도 해 보자.

 

 

우선 무노조라는 말부터 잘못됐다. 삼성은 이미 2013년부터 노조를 가지고 있었다. 지금 터지고 있는 ‘노조와해문건’파문이 그것을 충분히 증명한다. 상식적으로 와해할 노조가 있어야 와해공작을 펼칠 것 아닌가? 삼성본사 노조는 아니지만 19개의 계열사 중에는 노조가 있고, 또 만들려는 시도가 수차례 있었다. 특히 이번에 삼성이 직접 직원 8000여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겠다고 선언한 삼성전자서비스는 노조가 설립되어 있으며, 그간 모진 고통 속에서 그 명맥을 이어왔다. 그간 노조원들이 겪은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2013년 7월 노조창립을 전후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조원과 노골적인 부당조치를 견디다 못해 회사를 떠난 직원이 수없이 많다. 이 노조가 설립될 시기부터 이미 삼성의 무노조 경영은 종지부를 찍은 것과 다름이 없다. 지금 언론에 나오고 있는 노조와해문건은 2102년에 작성된 것으로 삼성전자서비스노조 창립을 막고, 창립이 된 이후에도 무력화시키고 와해할 목적으로 만든 것이다.

 

 

삼성이 대외적으로는 이 노조가 계열사의 노조이니 삼성그룹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하면서 뒤로는 와해를 위한 공작을 해왔다는 것이 이 사건의 핵심이다. 이러한 행태로 보아 삼성은 노조를 이미 5년 전에 인정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그들을 정규직으로 받아들이면서 자연스레 노조가 생기게 될 것이라는 게 무노조경영의 끝을 선언한 언론의 논리인데, 이 또한 아직 확정지을 일이 아니다. 몇몇 기사에는 ‘무노조 경영 끝난다’는 말 앞에 ‘사실상’이라는 말이 붙었다. 이미 다른 언론들도 삼성의 무노조 경영이 오너의 결단에 따라 갑작스레 이루어진 선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재 관련한 기사들의 포커스가 ‘삼성의 결단’쪽으로 맞춰지고 있다는 자체가 언론과 삼성의 커넥션이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우리는 난립하는 언론 보도에서 한 발 떨어져서 이 사안을 봐야 한다. 그러면 이러한 자각에 이르게 된다.

 

 

‘저렇게 큰 회사에 노조가 있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그렇다. 상식적으로 너무나 당연한 일이 삼성이라는 이름에 가려져 있다. 우리는 여전히 ‘노조가 없어도 좋은 회사, 삼성’이라는 큰 프레임에 갇혀있는 상태로 기사를 소비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자각을 이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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