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공감뉴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반값전세 실현, 갭투자의 몰락... 그런데 왜 아파트 값은 그대로죠?
기사입력  2018/06/15 [10:41] 최종편집    이성관 기자

 

 

[시사공감 이성관 기자] 강남의 불패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아무리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도 서울의 집값, 특히 강남의 집값은 오르기만 한다던 뉴스가 딱 끊겼다. 대신 거래절벽, 전세값 폭락 등의 뉴스가 더 많이 눈에 띈다. 물론 여전히 부동산 경기가 특별히 좋다고 말하는 지역은 있다. 그러나 더 이상 강남이 그 지역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보인다.

 

▲ 불과 4개월 전에는 고삐풀린 강남 집값이라는 뉴스가 나왔다.(사진-네이버TV)     © 경기브레이크뉴스

 

경제뉴스에서는 보통 이러한 국면을 두고 조정이나 관망세에 있다고 표현한다. 그러나 강남발 기사에 나오는 단어들은 험악하기 그지없다. 거래절벽, 쑥대밭, 급락 등의 단어가 기사 전면에 등장한다.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이와는 전혀 상반된 분위기로 집값 안정세를 보이는 타 지역의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강남만은 상승세를 이어갔고, 이른바 ‘강남에 똘똘한 한 채’라는 말이 유행했다. ‘강남에 똘똘한 한 채’란 정부가 다주택 소유자를 겨냥한 부동산 대책을 계속 내놓자 어차피 큰 수익이 나지 않는 지방의 주택을 팔고 절대로 떨어지지 않을 강남에 집을 마련하자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조금만 이성적으로 상황을 바라본다면 그 말의 출처가 어디고 또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답이 나온다. 이 말을 분석해 보면 일단 지방의 다주택 소유자들이 집을 팔아야 성립되는 논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집을 팔아서 생긴 돈으로 강남에 와서 똘똘한 집 하나를 사야한다.

 

 

그렇다면 지방의 다주택 소유자는 누구일까? 그들의 상당수는 전세금이 매매가격의 8, 90% 이상 아니 매매가격을 초월하는 기현상을 보일 때 갭투자 형식으로 집을 산 사람들이다. 이들은 똘똘한 강남 집 하나를 살 수 있을까?

 

 

현재 전세가는 매매가의 5, 60% 대로 떨어진 상태이다. 그러나 집주인이 돌려줘야 할 돈은 전세가가 가장 높았을 때 금액이다. 본 기자는 갭투자가 한창 유행일 때 2억으로 집 24채를 살 수 있다고 홍보하는 문구를 매우 많이 봤다. 과연 그 말을 듣고 24채를 사들인 사람은 현재 몇 채의 전세 값을 돌려줄 수 있을까? 아니 한 채라도 제대로 돌려줄 수 있을까?

 

 

갭투자는 전세금이 영원히 오를 것이라는 믿음 없이는 뛰어들 수 없는 투자방식이다. 세계 최고의 부자나라인 미국도, 한때 최고였던 일본도 이와 유사한 투자방식으로 인해 경제위기를 겪었다. 우리나라에 갭투자를 유행시킨 장본인도 아마 그러한 사례를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누가 봐도 위험하고 사회적으로도 지탄받을 것이 뻔한 일이지만 잇속을 챙기고 빠지기에는 이보다 좋은 일이 없다. 자본금이 별로 없이도 시작할 수 있고, 만약 전세금 상승이 계속될 경우 인생 역전의 주인공으로 즉시 우뚝 설 수 있다. 그러나 아주 약간만 전세금 상승세가 주춤하면 모든 것이 최악이 된다. 아마도 처음 갭투자로 재미를 본 누군가는 이미 치고 빠졌을 것이다. 언론에서 똘똘한 강남 집을 운운할 때나 바로 그 직전에.

 

 

지금은 강남지역의 주택거래가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다. 강남지역의 상가건물 1층마저 텅텅 비었다. 높은 임대료 때문에 들어올 점포가 없는데 집주인들의 버티기 때문에 임대료는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강남지역 주택의 현재 가격은 대부분 박근혜 정부의 최경환 경제 부총리가 빚내서 집사라는 정책을 펼친 덕에 상당히 오른 상태 그대로다. 거액의 매매추정가가 붙어있는 집에 징수되는 재산세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게 된 사람들이 집을 내놓지만 거래가 되지 않는다. 하루 밤사이에 3, 4억이 빠져도 매입하겠다는 사람은 나서지 않고 그 다음 날은 그 보다 1, 2억을 더 내려 본다. 하지만 거래절벽이라는 말만 실감할 뿐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강남불패의 신화를 다시 한 번 기대하며 버티고 있다.

 

▲ 강남 집값이 불러오는 투기 효과를 언급하며 집값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설명하는 유시민 작가(사진-JTBC)     © 경기브레이크뉴스

 

지방의 다주택자들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왜냐하면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전세금이 앞으로 더 빠질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집을 내놓을 수 없다. 주택공급물량이 많아질수록 가격은 하락하기 때문에 자칫 자신이 돌려줘야할 전세금보다 매매가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어느 정도 손해를 감안하고 팔 수 있는 사람도 여유자산을 가진 사람들뿐이다.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게 되면 걷잡을 수 없게 되는 갭투자자들은 전세금이 다시 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따라서 똘똘한 강남 집 한 채를 살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거래가 되지 않는 상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이고, 강남집값 역시 떨어지고 있다. 불패신화는 깨진지 오래지만 쉽사리 인정하지 않고 ‘관망세’라는 이름을 붙이고 기다린다.

 

 

그런데 어째서 우리 동네 아파트는 그리도 비싸고 사람들은 여전히 신축 아파트 분양권에 목을 매는가? 그것은 아직도 분양권 장사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탓이기도 하고 더 근본적으로는 손을 털고 나오려는 건설사들의 물량밀어내기 전략에 넘어간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부동산 시장은 수요와 공급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분위기가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잘한 일을 찾기 힘든 그의 말이지만 새겨들을 부분은 있다. 그의 말처럼 부동산 가격은 분위기가 만든다. 입지와 건설연도 등의 문제는 그냥 건설사에서 높은 가격을 책정하기 위해서 하는 말일 뿐 실제 가격은 분위기가 정한다. 따라서 부동산 거래를 앞둔 당신이 가장 시급하게 할 일은 분위기 파악이다.

 

 

그 분위기 파악을 위해 모델하우스를 찾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다. 그곳에 아무리 많은 사람이 북적여도 실제 거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보는 것이 현명하다. 당신이 봐야할 분위기는 쏟아지는 경제 뉴스와 현 정부의 의지, 그리고 도로가에 있는 아파트 분양관련 현수막에 있다. 경제뉴스의 기조와 정부의 의지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충분히 인지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건설관련 현수막 개수를 세어보라.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일주일 후에 더 많아진다면 지금은 살 때가 아니고 팔거나 기다릴 때일 확률이 크다. 현수막이 는다는 것은 공급과잉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뜻과도 같기 때문이다.

 

 

ⓒ 경기브레이크뉴스&주간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광고
모집
의왕시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여성 취창업 컨설팅 참여자 모집
광고
광고
주간베스트 TOP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