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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을 둘러싼 갑론을박, 최저임금법 개정안의 명암
결론은 미지수, 그러나 계산 끝낸 재계... 노동자와 정부만 대결구도
기사입력  2018/06/15 [11:06] 최종편집    이성관 기자

  

 

[시사공감 이성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공약에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만원으로 만들겠다는 약속이 있다.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문 대통령은 2018년부터 공약이행을 위해 최저임금을 가파르게 올렸다.

 

 

이는 최저임금이 올라 점포 문을 닫게 됐다는 소상공인, 기업운영이 어려워졌다고 호소하는 기업인들의 읍소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으로 추진됐다. 그 후 실제로 이곳저곳에서 부작용이 일어난다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고, 경제가 파행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는 기사도 많다. 그런 보도들은 정부와 여당에 부담으로 다가왔고, 여당은 이번에 국회 본회의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최저임금법 일부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재계는 표정관리를 하고 있고, 노동계는 거세게 반발하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재계는 최저임금 상승폭이 너무 크다는 취지의 항의를 접고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계는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일부 사내 복지비용과 상여금이 포함된 것을 두고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 이것은 문재인 정부에서 있을 법하지 않은 광경이다. 친 노동자 친화적인 정책기조를 가지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노동계와 대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렇다면 먼저 최저임금 산입범위라는 것에 대해 알아보자. 현재 최저임금은 시간당 7,530원으로 정부가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 원 이상으로 올릴 계획을 가지고 큰 폭의 인상을 감행한 결과로 책정됐다.

 

▲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대한 국회 내 논란(사진-OBS)     © 경기브레이크뉴스

 

지난 28일, 최저임금 인상폭이 컸던 것에 대한 부작용을 보완한다는 명목으로 제안한 최저임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의 핵심 내용이 바로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한다는 것인데 간단히 설명하자면 최저임금에 상여금과 복리후생 비용일부도 포함하겠다는 뜻이다. 현행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최저임금에 해당하는 노동자가 한 달 동안 일할 경우 세전으로 157만 3770원을 받게 되는데, 그 기준에만 맞다면 복리후생비용이나 상여금 명목으로 월급의 일부를 지불해도 된다는 뜻이다. 이 개정안은 내년부터 시행되며 이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여당은 내년에 최저임금 인상폭이 크게 오를 것이기 때문에 노동자가 받는 월급은 늘고 상여금을 지불하고 있던 기업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동계에서는 이미 기업은 본급여를 낮추고 상여금 등 수많은 수당으로 월급을 대체하고 있는데 이 법까지 통과되면 수당제도가 악용될 수 있고, 결과적으로는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의 밥값이나 교통비 등의 명목으로 기존에 지불되던 복리후생비를 못 받게 되고, 결국 노동자는 최저임금 인상의 혜택을 못 받게 된다는 것이다. 말로만 올리고 정작 받는 사람은 예전과 똑같은 금액을 받게 되는 꼴이기 때문에 꼼수 인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에 여당은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은 통상 상여금이 없고, 2500만 원 이하의 연봉을 받는 경우 해당사항이 없다고 설명했으나 나중에는 20만 명 정도는 해당사항이 있다고 말을 바꿨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 폭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와 같은 법안이 통과되면 인상폭이 줄어들 경우 노동자들이 피해를 입게 되고, 연봉 3, 4천만 원을 받는 노동자들은 상여금을 늘리고 기본급을 줄이는 등의 꼼수를 통해 실질 연봉이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난다고 반박했다.

▲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장에 대해 노동계 거센 반발     © 경기브레이크뉴스

 

양쪽의 말은 모두 일리가 있다. 그러나 양쪽 논리에는 하나씩 숨기고 있는 포인트가 있다. 먼저 여당의 논리에는 중소상공인의 고충이라는 포인트가 빠져 있다. 정부와 여당은 최저임금인상은 결과적으로 소득주도성장의 근간이 되어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막상 실시해보니 중소상공인은 고용을 줄이고 가족끼리 점포를 운영하는 형태로 태세 전환을 했다. 그리고 소득이 올라가면 소비가 늘어 경제가 활성화 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부채를 갚는데 돈이 쓰여 소비시장은 큰 변화가 없다. 단기적인 지표로 보면 최저임금의 효과는 마이너스에 가깝다. 고용이 줄어 사상 최대치의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긴 설명을 뒤로 미루더라도 재계가 산입범위 확장을 최저임금 인상보다 더 반기고 있다는 사실은 이 정부의 기조에 맞지 않는 정책이라는 근거를 제시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반대로 노동계가 숨기고 있는 포인트는 시간이다.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상여금과 복리후생비용 전체가 포함되는 시기는 2024년이다. 만약 내년에 개정안대로 진행된다면 노동자들은 상여금도 받고 임금인상 분도 받을 수 있는 시간이 적어도 5년 이상 지속된다. 물론 어차피 상여금을 주지 않았던 기업은 그런 것을 따질 필요도 없다. 최저임금을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거의 대부분의 일자리는 상여금 같은 건 원래 없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 이전의 최저임금위원회는 일 년에 100원 안팎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해 왔다. 그 당시를 생각한다면 노동계가 지금하고 있는 반발은 너무 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양측의 의견이 대치하고 있지만 이득을 보는 곳은 따로 있다. 이득을 볼 것이라고 계산하고 있는 유일한 진영은 재계. 최저임금을 지급하는 대기업은 거의 없다. 물론 대형마트 등의 일부 기업에는 최저임금이 급여의 기준이 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최저임금이 얼마든 큰 상관이 없다. 그렇다면 왜 재계는 표정관리를 하고 있을까? 이는 법안이 매우 개방적인 데에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법이 개방적이란 말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속담으로 설명할 수 있다. 재계는 이미 앞뒤 계산을 끝내고 이 법안 통과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방식을 염두에 둔 모습니다. 산입범위 확장은 고용유연화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다툴 여지가 생긴다는 것 자체로 환영할 일인 것이다.

 

 

최저임금 기존보다 훨씬 빠르게 올라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의 성과를 논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 일생을 노동운동에 몸담았던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환경노동위원회 간사는 소상공인의 고충과 실업률, 그리고 노동계의 요구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요술방망이는 없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도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야당의 요구에는 답하지 않고 왜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는지를 꾸짖었다.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마음이 없다는 뜻이다. 이 문제가 어떻게 봉합될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 보인다.

 

 

‘재계는 더 복잡한 계산으로 노동자들을 우롱할 요술방망이를 가지게 됐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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