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2010년 안양, 원로에게 듣는다(上) “씀씀이 줄이고 지역경제 활성화 시켜야” - 변원신 회장
<주간현대>는 경인년을 맞아 지역사회의 나아갈 방향을 조명해보고자, 지역 원로분들의 고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경험과 학식에서 길어 올린 지혜로운 제안들이 소중한 지표로 작용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변원신 회장은 수십 년간 안양시의 행정업무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왔다. 안양읍 3리 서기로 시작, 이장과 초대 시의원, 고충처리위원장 등을 거치며 전 방위에 걸쳐 두루 행정지식과 경험을 습득한 노익장이다. 변 회장은 올해 안양이 살 길은 단 하나, 씀씀이를 줄여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작년 한 해, 안양을 돌아본다면 어떻게 말씀하실 수 있을까요? “음… 한 마디로 어려웠던 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양시의 재정자립도가 61%로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세수는 점점 줄어드는데, 각종 경상비 등 지출항목은 늘어가니 재정자립도가 약해지는 것은 불을 보듯 훤한 일 아니겠습니까?” 이필운 시장의 행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보궐선거를 통해서 부임한 현 이필운 시장은 지난해에도 전임 신중대 시장의 정책들을 마무리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자신만의 색을 보여주기에는 시간이 짧을 수밖에 없었다고 봐요. 재선에 성공한다면, 그때부터 이 시장의 행정력과 그 색깔에 대해서 제대로 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겁니다.” 호평할 수 있는 부분을 꼽으신다면. “교육 분야에 각별한 애정을 기울인 점을 높이 사고 싶습니다. ‘교육 도시 안양’이라는 관점이 분명했고, 일관성 있게 정책을 추진해 좋은 성과들을 거뒀어요. 교육은 미래를 위한 최고의 투자이니, 잘 했다고 봅니다.” 안양의 문제점,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갈수록 베드 타운(bed town)이 되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시 안에서 시민들이 잠만 잘 게 아니라 사업도 하고, 취업도 하고, 소비도 해야 하는데 전혀 그런 것들이 이뤄지질 않고 있어요. 이건 전적으로 행정의 문제입니다. 시에서 나서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사업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춰줘야만 해결되죠. 이렇게 침체 일로를 걷다가는 배드 타운(bad town)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좋은 기업을 유치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일 듯 합니다. “그렇죠. 시에서 적극적으로 기업 유치전을 벌여야 해요. 유치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좋은 기업들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하루빨리 갖춰놔야 합니다. 규제도 완화하고, 가용 토지도 최대한 확보해야죠. 특히 안양시는 더 이상 개발할 땅이 없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놀고 있는 땅’들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이 시점에서 행정구역 통합 실패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통합이 성사되었더라면 3개시 100만 명의 시민이 하나로 뭉쳐져, 실로 많은 일들을 계획하고 시행할 수 있었을 겁니다. 다수의 우량기업 유치와 행정 효율성 신장, 여기에 정부의 각종 혜택까지… 이토록 많은 이점들을 손 안에서 잃어버린 것 같아 아쉽습니다.” 행안부의 통합 취소에 대해 헌법소원을 청구하셨습니다. “행안부의 일방적인 통합 취소가 시민들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여겨 헌법소원을 내게 되었습니다. 담당 변호사가 위헌판결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위헌판결 받는다고 해서 정부가 이미 정한 방침을 뒤엎을 것이라 기대하진 않아요. 그저 옳고 그름을 밝히는 것에 의미를 둘 뿐입니다.” 올해의 안양시를 전망하신다면? “죄송스런 말씀이지만, 솔직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시가 재정자립도를 높여가려면 세수 확보가 되어야 하는데, 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나마도 작년에는 ls전선이 들어와 세수확보에 큰 도움을 주었는데, 이마저도 세종시로 이전한다는 말이 있으니… 게다가 부동산 시장이나 건축 관련 사업도 거의 ‘잠 자는 수준’으로 침체되어 있어, 안양시가 활기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해나가야 할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씀씀이를 줄여나가는 일입니다. 들어올 돈이 한정되어 있다면, 나갈 돈을 붙잡아서 예비사업비로 돌려놨다가 필요할 때 투자할 수 있어야죠. 나갈 돈을 붙잡으려면 고정비를 줄이고, 중복되는 사업비를 면밀히 파악해 감해야 합니다.” 안양시의 지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문제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안양시는 작년에 불교부단체에서 교부단체로 전락했습니다. 재정자립도가 약해, 타 지자체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정부의 지원(지방교부세)을 받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안양시의 예산편성을 들여다보면, 이런 위기의식이 전혀 느껴지질 않아요. 또 중복되는 부분이 요소요소마다 너무 많습니다. 일례로 31개 동 주민자치센터를 한 번 보면, 비슷비슷한 문화강좌들로 넘쳐납니다. 또 참여율이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수강료가 너무 낮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몇 개 동 단위로 묶어서 강좌를 개설해 내실을 높이고, 수강료도 합리적으로 책정해야 합니다.” 시설 관련 관리비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그간 안양시는 복지회관, 청소년수련관, 도서관 등 복지 및 문화시설 건립에 많은 투자를 해왔는데, 여기에는 시설유지비가 적지 않게 듭니다. 또 작년까지 안양시는 지나치게 많은 공원을 조성했습니다. 물론 공원이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는 부분이 크지만, 다른 면도 한 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공원은 수입은 없으면서 지출만 꾸준히 지속되는 ‘곳간의 구멍’같은 곳이기도 해요. 유지보수비, 관리비가 끊임없이 들어갑니다. 지나친 시설․공원 건립은 ‘선심성 행정’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습니다. 오늘의 박수를 위할 것인지, 훗날 시민의 행복을 위할 것인지… 시민을 위한 진정한 길을 찾기 위해서는 멀리 내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경인년, 안양시의 발전을 위해서 개선되어야 할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늘 이야기하지만, 공무원부터 관행에서 벗어나 진정성을 가져야 합니다. 시청 청사 주변을 한 번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밤만 되면 청사 주변은 암흑 천지로 변합니다. 인근의 오피스텔 1층 주차장 비율을 안양시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 상가가 들어서지 못하니 자연스레 음지가 발생하게 된 것이죠. 여기는 우범지역이 될 수밖에 없어요. 같은 문제를 안고 있던 분당은 규제를 완화해 이를 해결했습니다. 하지만 안양시는 시민들의 요구가 있음에도, 개선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요. 규정으로만 업무를 처리하려 드는 탁상행정은 시의 발전을 저해합니다. 시민들이 제기하는 민원을 직접 현장에서 확인하고, 규정과 현실 사이에서 괴리를 발견했다면 과감하게 이를 바꿀 수 있어야죠.” 설원혁 기자 <저작권자 ⓒ 경기브레이크뉴스&주간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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